가끔, 오래된 풍경에서, 오래된 장소에서, 오래된 물건에서, 오래된 작품에서 과거의 누군가가 보았을, 만졌을, 남겼을 시간을 떠올린다. 이 세상은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존재의 이유는 뭘까? 조물주는 누가 만들었을까? 잠시 생각한 것만으로, 시스템에 과부하가 온 듯 다운되버릴 것 같은 위기감을 느낀다. 마치 금기된 호기심처럼. 또는 스스로의 제한된 성능에 한계를 느끼는. 항상 같은 의문을 갖고, 같은 단계에서 시스템 경고음은 울린다. 누가는 없다. 어떻게가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