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더럽고 슬픈 것이 무엇인지 알아? 어릴 때 아버지가 낚시터에서 한(해준) 질문이다. 이 질문과 답을 아직도 기억하고 되뇌는 건, 아버지가 해준 얼마 안 되는 (그 당시에 먹히던) 유머이기 때문이다. 답은, '사람 잡아먹는 호랑이가 똥싸고 죽은 것'. 답을 듣고 납득하고 웃었던 기억이 있다. 이 유머(질문)가 여기서 끝났다면 좋겠지만, 아버지답게 인생의 교훈으로 이어졌다. 사람들은 본질을 잊고 상황에 따라 감정이 너무나 쉽게 휘둘린다고, 사실, 사람 잡아먹는 호랑이가 죽은것은 기뻐할 일이고, 똥을 싸고 죽은건 끝까지 민폐인 것인데. 대다수 사람들은, 사람 잡아먹는 호랑이가 나타나면 무섭다고 생각하고, 응가를 하면 더럽다고 생각하고, 죽으면 무섭던 기억은 사라지고 가엽게 바라본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