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무엇이든 쥐고 봐야 하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만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원작자가 썩 내키지 않기 때문이었다. "오쿠 히로야(hiroya oku)" 의 만화는 나에게 썩 내키지 않는 그런 만화였다. 오쿠 히로야의 만화는 꽤 기발한 소재와 깔끔한 그림채, 거유의 미소녀의 매력에 이끌려 잡게되는 경우가 많은데, 공감하기 어려운 심리묘사로 내용을 전개하다 보니, 읽기 싫어지는 경우가 많다. 한껏 부풀리고 흐지부지 끝맺는 그런 만화다. 만화를 다 본 후, 머릿속에 남는 것은 오직 거유의 미소녀 뿐이다.
그의 만화 "HEN"과 "01"을 본 후, 난 두번다시 그의 만화는 보지 않겠다고 나름대로 결심했다. 그런데 또 보게 되었다. 오쿠 히로야의 자극적 소재가 다시 한번 그의 만화책을 잡게 만든 것이다. 만화책 표지만 보아도 오쿠 히로야 만화구나 하는걸 알면서 몇장 넘겨보았다. 만화 좋아하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몇장 넘겨보면 '이거 물건이구나' 하는 만화책이 있다. "GANTZ"가 그랬다. 이전 오쿠 히로야의 만화와는 비교 할수도 없는 강한 자극이었다. "딱 한 권만 보자"...이렇게 GANTZ와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결말을 내릴지는 모르겠다. 다만 오쿠 히로야의 이전 만화들의 결말을 떠올릴때 불안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