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 글로써 소통하다.
문맹이라는 것이 신기하게 여겨지고 있지만,
한국에서 1980년대까지 신문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최초의 한글신문은 독립신문이라고 하지만,
내 기억에 최초의 한글신문은 한겨레신문으로 기억한다.
80년대 중반에 스포츠서울이 한글화되었지만, 한자를 사용하지 않는 완벽한 한글신문은 한겨레신문으로 기억한다.
국제화 개방의 시기였던 1988년 발매된 한겨레신문은, 발매전부터 최초의 완벽한 한글화 신문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발매되었다.
지금은 생각하기 어렵지만, 이전까지는 한글과 병행되어 사용되는 한자문화가 익숙한 시대였다.
천자문을 배우는 것이 당연했고, 신문의 한자를 읽지 못하는 것이 조금은 부끄러운 것이었다.
한겨레신문의 한글화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한자문화가 엘리트로 이해되던 시기였기에, 한글신문을 저급하게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읽다, 이해하다, 전달하다'가 쉬워진만큼, 매체의 완벽한 한글화가 빠르게 확산되었다.
한자를 모르면 무협지 한권도 제대로 읽기 힘든 시간.
불과 20여년전의 이야기다.
다시 한자가 병행된 소통이 시작된다면, 글을 제대로 이해하고 읽고 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