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전가영은 전통적 한지와 직물에 자연에서 찾은 염료를 사용하여 은은한 색채가 담긴 화면을 만든다. 그리고 화면에 강한 빛을 투과시켜 품고 있는 색을 외부로 뿜어내어 빛을 통한 입체적 화면을 완성시키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전가영의 작업은 전통적 재료의 미를 현대적 실내공간에 접목시킨 회화이자, 가구(佳具)로서의 새로운 작업을 선보였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작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색과 소리의 연구를 통한 결과를 입체적 화면에 넣어 지각과 감성이 공존하는 화면을 만들고자 하는 작가적 욕심을 부려본다. 색이 지니고 있는 감성적 요소를 소리의 음계가 가지고 있는 파장의 감성적 요소와 연계하여, 작업의 공감각적인 전달방법을 만들어낸 것이다. 또한, 화면에 리듬에 따라 한땀 한땀 실 바느질을 넣어 시각으로 읽을 수 있는 음의 기록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복합적 요소가 잠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가영의 은은한 색채를 발하는 화면은 동양의 정적인 미로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