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보수적 시각에서 2018년 4월 19일 방영된 엠카운트다운(KCON 2018 in JAPAN) 을 보았다.
일본풍 영상에 일본어 내래이션이 더해진, 한국의 가수들이 출연하지만 일본의 방송사가 제작한 프로그램의 느낌이었다.
뮤직웨이브의 국뽕스러움을 걷어 낸 것은 좋았지만, 지나치게 일본인의 취향에 맞춘 일본인을 위한 맞춤 방송이었다.
방송을 보면서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은 출연 가수였다.
포장(무대)만 화려할 뿐, 알맹이(가수)의 수준이 이전에 기억하는 K-POP 해외 공연에 비해 현저히 떨어져 있었다.
Mnet 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가수와 아이돌 그룹이 주를 이루었다.
'여자친구'와 '트와이스'를 제외하고는 K-POP 가수라고 말하기 부족한 수준의 출연진이었다.
개인적으로 K-POP 아이돌을, Idol 이 아닌 AIdol(Artist + Idol)로 읽는다.
오랜 준비시간을 거치면서 아이돌이지만 아티스트적 무대를 보여주는 것이 K-POP 아이돌의 특징이다.
2010년대에 이르면서 시작된 K-POP 해외 콘서트 초기에는 국내 경쟁을 통해 선별된 - 준비된 - 검증된 아이돌그룹이 해외공연에 참여했다.
또한 국내 검증만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 해외에서 이미 팬층을 확보하고, 해외에서 요구하는 아이돌이 참여할 수 있었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러한 '선별-준비-검증' 을 통해 출연자가 선정되었는데,
방송사와 기획사 간의 수익구조 갈등, 기획사 자체적인 수익창출 모델 개발, 그리고 Mnet의 무차별적 해외진출이 시작되면서
준비된 아이돌만이 참여할 수 있었던 해외무대가 돈벌이를 위한 신인들(비검증 저품질 상품)의 해외시장 진출 무대로 변질되었다.
이러한 변질로, 아티스트의 A를 상실한 일반적 Idol 이 K-POP을 대표하는 아이돌로 해외에 소개되고, K-POP 아이돌만의 특징을 상실하고 있다.
2011년의 '서울 도쿄 뮤직 페스티벌(20110102)' 과 2018년의 '엠카운트다운(KCON 2018 in JAPAN)'을 비교해 보면,
이번 KCON 2018 in JAPAN의 출연자들 무대가 얼마나 수준 낮은지 확인할 수 있다. (시장은 커지고, 품질은 떨어진)
그리고 이러한 결과(아티스트를 상실한 아이돌)를 만든 데 Mnet이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것은 확실하다.
앞서 언급과 같이 KCON의 출연자에는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하거나 얼굴을 알린 아이돌 그룹이 과반수 출연했는데,
Mnet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가수 데뷔를 위한 경쟁프로그램이 아닌, 연예기획사가 투자유치를 위해 상품을 홍보하는 프로그램이 아닐까 여겨졌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기획사의 대표 연습생을 소개하여 인지도를 높이고 앨범제작을 위한 투자를 받는, '투자유치를 위한 프로모션'
이러한 비뚤어진 측면으로 바라보면,
Mnet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흔히 보이는 악의적 편집은 단순한 시청률을 위한 악의적 편집이 아닌, 방송 제작자와 기획사간의 유착관계로도 볼 수 있겠다.
암튼 길게 주저리 주저리 떠들고 있는데,
엠카운트다운(KCON 2018 in JAPAN) 의 시청소감을 정리하면,
돈벌이에 지나치게 치우친, 음악 공연이 아닌 상품판매를 위한 동네마트를 구경한 듯한 공연이었다.
아티스트적 아이돌이라는 K-POP 아이돌만의 고유성(정체성) 상실.
K-POP의 고유성과 가치를 격하시키고 돈벌이에 급급한 Mnet과 같은 방송사(기획사)는 없어지는(뿌리뽑는) 쪽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