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기억과 감상에 의존한 내용입니다.
지금이야 수입서적을 구매하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어릴때 부담스러운 가격임에도 용돈을 모아 구매했던 책이 미키모토 하루히코선생의 일러스트 화보집이었습니다.
미키모토 하루히코 선생을 알게 된 것은 물론 '마크로스(マクロス)'
개인적으로 추억을 떠나 역작의 애니를 꼽는다면 탑랭크에 올리는 것이 마크로스 입니다.
특히, 1984년 극장판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 는...
80년대 소니의 베타테이프로 본 애니중, 북두의 권(1986)과 함께 가장 큰 충격을 준 작품이었습니다.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태극권을 보는 느낌이랄까. 한없이 부드러운듯 흘러가다 순식간에 긴장하듯 힘이 모이고 쏘아올리는.
30년전의 작품이지만, 지금보아도 전혀 연출이나 시각적 화려함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넘쳐나는 자본속에 꽃피운 작품입니다.
미키모토 하루히코선생 역시 넘쳐 나는 자본의 시대였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그림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데 적합한 그림은 아닙니다.
캐릭터의 원안을 그리는 컨셉아트디렉터... 에 가깝습니다.
애니에 그의 그림을 담기에 그의 그림은 지나치게 섬세합니다.
지나치게 섬세한 모든 것을 담으려고 하면 보는이가 피곤할 뿐입니다.
그렇다고 그의 그림을 맞추기에 섬세함을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섬세함에 실린 그만의 감수적 표현이, 미키모토 하루히코 선생 그림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emerald eye'의 완성!
암튼 어찌어찌하여 미키모토 하루히코 선생의 감수적 표현을 담는데 성공합니다!
80년대 일본애니산업에는 날고기는 천재들로 넘쳐났으니까요.
하지만 90년대 이후 살짝 주춤해지십니다.
변화하는 일본 애니산업의 트렌드에서 미키모토 하루히코 선생의 감수적 표현이 멀어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그가 변화를 시도합니다.
디지털 기법으로 그의 고유한 아날로그적인 표현을 담기위한 노력과 시도가 이어집니다.
점점 산으로 갑니다.
이도저도 아닌... 막판에 이르러서는 동인지의 성인물스러움까지 느꼈습니다.
검담의 디 오리진격인 '마크로스 더 퍼스트'는... 정말이지.
그렇게 밀려 필드를 떠나, 명예의 전당에 오를 무렵.
민메이의 눈을 가진 가녀린 소녀의 잔혹한 액션을 만나게 됩니다.
갑철성의 카네바리(甲鉄城のカバネリ)!!!!!!!!!!!
1화 19분 24초, 무메이(無名)의 눈빛이 말합니다.
'미키모토 하루히코'가 돌아왔다.
히카루 X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