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더맨 : http://gundamshop.co.kr/Goods/View.html?ItemCode=10373181
개인적으로 로토브태권V를 불편해합니다.
중국의 가전제품 회사가 글로벌 기업의 기술과 디자인을 모방하여 성장하듯,
한국도 이와 같이, 쉽지만 불편한 기억의 과정을 거쳐 오늘날과 같은 경제성장을 이루었습니다.
80년대를 정점으로 이루어진 이와 같은 경제성장 속에 태권V라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일본의 거대로봇 애니메이션 활성화기에 국내애니메이션 사업 활성화를 위해 '쉽고 불편한 방법'을 선택하여 완성된 로봇 캐릭터입니다.
팔아야만 하는 시기였기에 유입되는 문화는 없었습니다.
우물 안에서 즐기었던 시간 속에서 대다수가 태권V를 고유의 창작물이라 믿고, 우리의 것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응원했습니다.
이후,
1988년 해외여행자율화 정책과 1998년 일본대중문화개방에 맞춰 진실이 유입되었고,
믿고 응원했던 대다수에게 씁쓸한 배신감을 남기었습니다.
물론,
창작의 과정에서 영감의 모티브가 되는 원형은 존재합니다.
미국(미키마우스)의 문화 유입으로 완성된 일본의 아톰이 그러했듯,
미국(미키마우스)과 일본(아톰)의 문화를 동시에 유입한 한국에는 이동기 작가의 아토마우스와 같은 캐릭터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시작의 원형은 같을 지라도, 창작과 모방은 구분됩니다.
원형의 감성적 이미지를 흡수하여 작가 스스로의 표현적 목표와 의지속에서 융합된 결과물을 창작으로 보고,
원형의 외형적 이미지를 빌려와서, 원형적 이미지를 단순히 변형시킨 것을 모방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원형)를 통해 새롭게 태어난 아이인 것이냐?
부모 중 한사람의 단순한 양악수술을 통한 페이스오프인 것이냐? 라고도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로토브태권V를 불편해하는 이유는 단지 모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섬과 같이 고립된 사회분위기와 쉽고 빠른 경제성장의 과정 속에서 나오는, 모순된 결과물의 하나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로봇태권V가 불편한 이유는,
모방이라는 진실을 끝까지 부인하고 있는 작가의 태도 때문이며,
추억과 애국심에 호소하며 과거의 방식(모방)을 통해 또 다른 단발적 모방을 도모하여,
결과적으로 한국 애니메이션 사업과 캐릭터 조형사업의 중장기적 성장을 저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 속에서 국내 프라모델샵에서 선보인 썬더맨에서 불편함을 갖게 됩니다.
단순히 개인이 싫고 좋다의 선택적 문제만으로 지나치기 쉽지 않습니다.
왜 굳이!
지키며 새로운 성장을 지속해야 할 시기에
80년대의 불편한 모방과 애국심에 호소하는 퇴보된 마케팅이 계속되어야 하는가? 생각합니다.
제작의 과정과 결과물에 대한 지적은 개인적인 불만이지만,
캐릭터 디자인 과정과 시놉의 전개가 미숙하고,
메카닉 디자인은 단일화 되지 않는 조합으로 조잡합니다.
이는 개인이나 특정 그룹이 진행한 프로젝트성의 결과물이라면 자유로운 부분입니다.
오히려 이러한 부분에 대한 개인적 불만이나 지적을 남기는 사람이 이상합니다.
하지만, 국내 기관의 공신력을 바탕으로 국가적 이미지를 전제하고 있다면 다릅니다.
썬더맨은 ‘국내 최초 창작로봇 프라모델(한국콘텐츠진흥원 우수 국민 캐릭터 선정)’ 을 내걸고, 시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창작의 기준에서 이것이 국내 최초의 창작로봇이라 말 할 수 있는지?
이전에 이미 국내애니메이션의 프로모델을 접해본 경험에서 이것이 국내 최초의 창작로봇 프라모델이라 말할 수 있는지?
결과적으로
썬더맨에서 로봇태권V의 암울한 시간만이 느껴집니다.
마치 1980년대 초의 애니메이션 감독이 긴 시시간의 동면에서 깨어나 만든 것 같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보다 낫다.
무엇이든 시도 하여 문제점을 발판으로 삼는 것이 좋다라고도 말 할 수 있겠지만,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국내 순수의 메카닉 애니메이션산업과 캐릭터산업은 활성화 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90년대 이후 콘텐츠산업이 주목받으면서
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애니메이션 산업 역시 자본이 유입되며 순수 창작물 제작에 대한 시도가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수익창출을 위한 효율성만을 앞세우다 보니 80년대의 모방을 깔끔하게 벗어나지 못했고, 결과물은 외면 받았으며,
결과적으로 국내 순수창작물 제작에 대한 투자가치를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신뢰를 회복해 가는 과정속에서),
한국의 로봇캐릭터 산업의 상징적 대표성을 표방하며 ‘썬더맨’이 등장했습니다.
스스로 조롱을 자처한 꼴이 되는 것인지?
국내 프라모델 제작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하게 될 것인지?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에 법적싸움이라는 또 다른 이슈가 나올지?
이것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3자의 입장에서, 국내 메카닉 애니산업의 활성화를 원하는 입장에서 바라볼 때,
부정적인 결과만을 예측하게 됩니다.
관심과 흥미만 지속된다면, 너무 급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중장기적인 계획하에 전문화된 인재들이 모여,
다시한번 ‘국내 최초’다운, 인정할 수밖에 없는 멋진 메카닉을 완성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