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black comments

지가 지보고 잘났다 말하는 건.

Dunpeel 2025. 9. 8. 16:50

내 누나는 자아도취 성향이 강하다.

그런 누나를 보고, 5살 첫째 조카가 말했다.

"지가 지보고 이쁘다 말하는 건, 이쁜 게 아닌기라"

 

스스로를 아티스트라 말하는 이들이 있고,

스스로가 만든 것을 명품이라 말하는 이들이 있다.

 

아티스트도, 명품도 자칭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타인이 인정하고 불러 줄 때, 비로소 아티스트, 아트, 명품이 된다.

 

-----------------------------------------------------------------

 

꽃(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