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드릭 하멜(Hendrick Hamel)의 스토리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10화 이상의 드라마로 제작되기에 모든 조건을 충족하고 있습니다.
완벽한 배경, 짜임새 있는 사건의 연결, 기승전결이 확실함에도, 아직도 드라마로 제작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한국의 감독에 의해 한국의 입장을 반영해 넷플릭스 시리즈로 제작된다 해도 한국에게 있어 좋을 것이 없는 문제작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드라마의 재미와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다소 살이 붙기 때문이 아닙니다.
하멜이 경험한 이야기의 근본이 되는 뼈대 자체(조선)가 하멜에게 있어 절대 탈출해야만 하는 알카트라즈이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만약에 스티븐 S. 디나이트에 의해 하멜표류기가 각색되어 HBO 채널에서 제작된다면,
하멜 표류기는 역대급 미드로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할 확률이 높고, 조선은 폭력과 에로가 넘쳐나는 미개한 야만의 세계로 전세계에 알려질 것입니다.
노예 13년
HBO 는 시즌을 늘리기 위해 뼈를 잇고 살을 붙일 것입니다.
제주도에 표류하게 된 하멜과 일행들.
탈출 과정에서 잔인하게 죽어가는 생존자들.
곤장에 의해 부서지는 하체.
서양인을 벗겨놓고 잔치를 벌이는 양반들.
땅에 묻고 목을 썰어 죽이는 여자들.
무엇을 상상하든 시청률을 위해 그 이상을 하는 HBO입니다.
하멜 표류기에서의 조선은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하멜에게 있어 조선은 기필코 탈출해야 하는 감옥이었습니다.
현재 조선과 서양의 교류의 상징으로 하멜이 소개되고, 국내에는 하멜을 기념하는 관광시설 등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하멜이 살아서 이것을 봤다면 어떤 심정일까...?
한국을 서양에 알린 계기가 된 것이 하멜표류기라는 것이 아이러니하면서,
한국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한 하멜표류기가 미드로 제작되길 은근히 기대하는 것 또한 아이러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