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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3.0의 암호
1998년인가? 99년인가? 에 참 진지하게 끝까지 읽었던...
한글 3.0의 암호
■ 이별 ■
그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제대를 불과 몇달 앞두었을 때였다. 어느날 면회를 온 그녀는 한참동안 망설이더니 갑자기 해외로 떠난다고 했다. 그것도 일주일 후에. 나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무슨 얘기야, 대체?"
"가족이 모두 이민가. 나도 따라갈꺼야."
"가지마, 나를 두고 어떻게..."
"가야해."
"안돼! 부탁이야!"
"여기 있으면 뭐 할 건데. 전부 이민 가는데 나 혼자 남을 순 없잖아."
"................"
그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랑 결혼해, 나랑 같이 살아. 하지만, 나는 차마 그 말을 꺼내지 못했다. 아직 제대가 몇 달이나 남아있었고, 대학을 2년 반을 더 다녀야 했다. 그후 취직이 된다는 보장도 없었다. 전산과이기는 해도 기업체에게 별로 인기가 없는 지방 캠퍼스인데다가 1학년때 성적은 바닥권이였다. 영어 실력도 빵점이였다. 그것을 보충할 다른 뾰족한 실력이 있는 것도 아니였다.
그녀도 말이 없었다. 이렇게 이별하는 건가? 안되는데, 안 되 는 데......... 나는 한참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연락처라도 남겨줘. 제대하면 날마다 전화할께."
"..................아냐, 안 해도 돼"
"왜? 왜 안 된다는 거야? 그럼 편지는? 주소라도 가르쳐 줘."
"편지는 하지 마."
"헤어지자는 거구나. 내가 싫어졌니? 다른 남자친구 생긴거야?"
"그건 아냐."
그녀는 말을 딱 짤랐다. 슬픈표정으로 입술을 깨물고 있는 그녀의 얼굴에는 유난히 핏기가 없었다. 고민을 많이 했는지 몸도 무척 야위어 있었다. 약간의 정적이 흘렀고 그녀가 입을 열었다.
"다른 남자 생긴 것, 절대 아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종화, 너 밖에 없어. 하지만 자세한 것은 묻지 말아줘. 부탁이야."
"그런데, 왜 전화조차 안 된다는 거야?"
나의 목소리는 다시 높아졌다. 그녀는 힘없이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순간 그녀의 머리칼이 꽃힌 자그만 꽃머리핀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첫 휴가를 나갔을때 같이 거리를 거닐다가 샀던 거였다. 그녀가 입고 온 옷도 그날 내가 선물했던 거였다.
"가지마, 제발 가지마. 가더라도 조금 있다가 돌아와 줘."
"날 정말 사랑한다면 내가 돌아올 때 까지 기다려 줄 수 있어?"
그녀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가득 맺혀 있었다. 나도 눈물이 치솟으려 했다.
"그래, 언제까지라도. 네가 돌아만 와 준다면." 나는 굳게 말했다.
"그렇다면 좋아."
그녀는 뜻밖에도 품에서 빨간색 3.5인치 디스켓을 한장 꺼냈다. 그리고 내 손에 꼬옥 쥐어주었다.
"여기 우리가 다시 만날 시간과 장소가 적혀있어. 나는 3년 뒤에 잠깐 귀국할 꺼야. 그때 이곳으로 찾아와줘, 그러면 너랑 결혼하겠어."
"정말이야?"
나는 너무 기뻐 환성을 지를 뻔 했다. 결혼이라고?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마치 찬물을 끼얹은 듯이 말했다.
"단 조건이 하나 있어."
"뭔데?"
나는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물었다.
"거기 내가 부탁한 것이 몇가지 적혀있어. 꼭 그대로 해줘야 해. 알았지?"
"그래. 알았어."
"그럼 잘 있어. 나 지금 가봐야 할 것 같아."
"주현아, 꼭 돌아와줘. 그때 만나! 널 사랑해!"
"......................."
■ 한글 3.0의 암호 ■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울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내 앞에서 사라져 갔다. 그녀가 종이가 아니라 디스켓에 만남의 장소를 남겨둔 것이 이상했지만 나는 묻지 않았다. 그보다 나는 오직 그 곳이 어디냐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 우리가 처음 만난 곳일까? 아니면 첫키스를 나누었던 곳일까? 그것을 생각하면서 나는 몇 달 남은 군대 생활을 무사히 마쳤다.
컴퓨터라고는 286도 볼 수 없었던 말단 소총부대에 있었던 나는 제대할 때까지 디스켓을 열어보지 못했다. 오직 관물대 속에 소중히 넣어두고 행여나 깨질세라 조심스럽게 간직했다. 그리고 제대하기가 무섭게 나는 제일 먼저 집으로 뛰어들어와 군복도 벗지 않고 컴퓨터부터 켰다. 설레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녀가 준 빨간 디스켓을 드라이브에 집어넣었다.
뜻밖의 파일은 두 개가 들어있었다. 일단 둘 다 하드에 카피했고 곧장 아래아 한글 2.0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내게 준 파일명은 FIRST.HWP와 SJHR.HWP였다.
나는 FIRST.HWP를 먼저 불러들였다. 아뿔싸! 파일은 3.0으로 저장되어 있었다. 나는 시대가 바뀌었음을 실감하면서 부리나케 친구들에세 전화를 걸었다. 축하주를 사준다는 놈들을 마다하고 3.0버전을 갖고는 녀석을 수소문해서 부리나케 그의 집으로 달려갔다. 그와 인사를 대강 나눈 후 곧장 컴퓨터에 디스켓을 넣은 후 그 파일을 불렀고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사랑하는 종화에게.
미안해. 나를 만날 장소는 다음 파일에 적혀있어. 거기엔 암호가 걸려있는데 넌 그것을 풀어야만 나를 만날수 있어. 암호는 영어 소문자로 입력되어 있어. 앞의 세글자는 내 이름의 약자 pjh이고 그 다음에 영어 단어 하나가 있어. 아마 지금 이 글을 보는 너는 무척 실망하고 있겠지. 하지만 분명히 말해두지만 이건 반드시 너 스스로 풀어야만 해. 나는 네가 풀수 있다고 믿어. 나를 사랑한다면 직접 풀어줘.
하지만 만약 3년 안으로 풀지 못하면 포기하도록 해. 그 땐 나를 잊는 것이 좋을 거야. 그리고 토익을 800점을 맞는 다면 이것을 푸는데 도움이 될 거야!
너의 천사 주현이가.
일순간 나는 멍하게 있었다.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잠시후에 나는 무작정 SJHR.HWP을 읽어들였다. 혹시나 했지만 과연 "암호를 넣으세요"하는 말이 떴다. 나는 무턱대고 pjhangel을 쳤다. 하지만 아니었다. 이어 pjhlove를 쳤지만 역시 아니었다. 나는 당황했다. 정신없이 pretty, happy, marry를 잇따라 넣어 보았지만 모조리 아니었다.
"야, 큰일났다. 이걸 어떻게 하면 좋냐?"
나는 친구에게 자초지정을 설명하고 자문을 청했다. 하지만 그 친구 또한 별로 뾰족한 수가 없었다.
"아래아 한글 3.0의 암호를 푸는 방법은 아직 없어. 앞으로 언제 깨어진다는 보장도 없고. 무작정 찍으면 아마 슈퍼컴퓨터로 해도 수백년이 걸릴거야. 죽을때 까지 해도 가능성이 전혀 없을 걸."
"그럼 그녀가 불가능한 것을 제시해 놓고 나를 버리려했단 말이니? 아냐, 그럴 리가 없어. 주현이는 절대 그럴 여자가 아니야."
나는 한동안 멍하게 있었다. 한참 후 친구녀석이 말했다.
"맞아. 너를 속이려고 했던 것 같지는 않아. 만약 너를 속이려고 했다면 텅빈 디스켓을 주던지 앞의 세자리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지 했을꺼야. `사랑하는 종화', 나 `너의 천사 주현' 같은 말도 쓰지 않았을 거고. 원수지고 헤어지는 것도 아닌데 일부러 골탕먹이려고 거짓말 할 리도 없고. 종화야. 그것보다 글이나 차분히 다시 읽어봐. 거기 무슨 힌트가 있을지도 몰라."
"그래, 맞아. 뭔가 힌트가 있을 거야."
나는 차분히 글을 읽어보았다. 몇번을 읽다 보니 이상한 것이 두가지 눈에 띄기는 했다. 왜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 반드시 내가 풀어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토익점수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하지만 당장 뾰족한 해답은 떠오르지 않았다. SJHR.HWP이란 파일의 뜻에 무슨 힌트가 있을까 했는데 그 뜻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 해킹의 고수 ■
나는 그 다음날부터 당장 암호풀이에 들어갔다. 우선 제대 기념으로 부모님을 졸라 펜티엄 컴퓨터를 장만했고 도스용 아래아 한글 3.0을 깔았다. 그리고 글자를 입력시키는 수고를 덜기 위해 머리를 썼다. 어차피 앞의 세글자 phj는 밝혀져 있다. 그것만이라도 자동으로 입력시키면 부담이 적다.
나는 한글의 매크로 기능을 이용해 을 누르면 바로 불러오기부터 pjh까지는 입력이 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나서 나는 다시 찍는 작업에 들어갔다. beautiful, rose, fine, white, happy, smile..... 그중 어느 것도 아니었다. 나도 beautiful과 같은 간단한 단어는 기대하지 않았다. 아마 그녀는 좀처럼 생각하기 힘든, 그러면서도 우리 둘만이 알 수 있는 것을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노래, 영화, 책, 요리 할 것 없이 그녀가 좋아하는 모든 것을 동원했지만 허사였다. SJHR 또한 무슨 뜻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때 낙담한 나에게 친구가 어깨를 치면서 말했다.
"너무 서두르지마. 아직 2년 반이란 기간이 있잖아. 그래도 명색이 전산과인데, 한번 해킹프로그램을 만들어 봐. 어쩌면 그녀가 네 컴퓨터 실력을 테스트 해보는 것인지도 모르잖아."
그 녀석의 말을 듣자 퍼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맞아. 그녀는 전부터 내가 별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을 안타까와 했어. 아마 내가 직접 풀라거나, 토플을 잘하면 도움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열심히 해보라는 말 같아. 그래, 한번 직접 풀어볼거야. 반드시 풀어내고야 말거야."
내 결심에 친구는 박수를 보냈다.
"잘 생각했다. 그런데 종화야, 어쩌면 SJHR은 슈퍼종화 홈런이 아닐까? "
"뭐야? 하긴 그럴 수도 있겠지. 아무튼 열심히 해봐야겠다. "
그때부터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나는 일단 서점에서 해킹에 관련된 책들을 모조리 구입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제일 컴퓨터 실력이 뛰어나다는 선배들을 며칠간 따라다닌 끝에 2.0을 깨는 프로그램과 난수발생 프로그램을 얻는데 성공했다.
그 동안 혹시 하는 마음에 그녀의 집에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이미 이사를 간 후였다. 방법은 오직 암호를 푸는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밤새 책을 보면서 연구를 했고 낮에는 선배를 쫓아다니면서 노하우를 듣기에 바빴다.
좋아하던 술과 당구, 볼링을 모두 끊었고 TV도 영화도 보지 않았다. 먹고자는 시간을 빼면 오직 컴퓨터와 씨름했다. 어느 덧 나는 컴퓨터 실력이 부쩍 늘어가기 시작했다. 1년반이 지났을 때, 나는 이미 나를 가르친 선배들을 추월했다.
소설 잘 쓰는 친구가 국문과 학점을 잘 받는 것은 아니듯이 학점은 보통이었지만 해킹실력만큼은 학교에서 첫째가는 고수였다. 나는 수 많은 해킹프로그램의 소스를 분석했고 연습삼아 몇몇 게임의 락을 깨 보기도 했다. 해킹 프로그램을 찾느라고 부지런히 돌아다닌 결과 인터넷 또한 나보다 잘 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일단 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니까 자연스럽게 컴퓨터에 정이 붙었다. 나는 그래픽을 비롯한 컴퓨터의 다른 기능 또한 잠깐 사이에 제법 상당한 경지에 올랐다. 나는 토플 또한 열심히 들여다 보았는데 암호가 혹시 거기에 나온 단어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였다. 하지만 암호는 좀 처럼 풀리지 않았다.
어느덧 4학년 2학기가 되었고 나는 순전히 컴퓨터 실력 만으로 교수의 추천을 받아 제법 그럴싸한 기업에 미리 취직을 했다. 부모님께서는 흡족해하셨고 취업난에 시달리는 친구들은 모두 나를 부러워했다. 하지만 막상 나는 조금씩 초초해 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이제 4개월 밖에 남지 않았는데, 어떻게 하나?
■ UNDELETE ■
나는 도저히 암호를 풀 방법이 없었다. 통신을 통해 만났던 S, K, P대의 해커 몇명도 내 사정을 듣고 같이 나섰지만 소용없었다. 아래아 한글 3.0은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금성탕지였다. 떠나간 그녀는 여전히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절망적이었다.
보름도 채 남지 않았던 어느날, 나는 술을 취하도록 마셨다. 그 때 친구 하나가 나에게 뜻밖의 얘기를 해 주었다.
"야, 종화야, 며칠전에 생각난건데 그 SJHR이란 파일말이야, 혹시 신조협려가 아닐까? "
"신조협려?"
"그래, 거 있잖아. 영웅문 2부. 무척 감동적이니까 안 읽어봤으면 한번 읽어봐. 비디오로도 있는데."
"............"
SJHR. 신조협려. 말은 되는 것 같았다. 그럼 그 소설이 어떤 힌트일까? 나는 친구들과 헤어진 후에 비틀거리면서 집에 들어 왔다. 서점에 들러 책을 사려다가 여섯권짜리라길래 주머니 사정상 다음에 사기로 했다. 집에 들어온 나는 습관적으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주현아, 보고싶다, 어디에 있니? 난 정말이지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나는 그녀에게 편지를 쓰다가 지워버렸다. 부치지 못할 편지를 왜 쓴단 말인가? 그러나 지운 순간 갑자기 후회스런 마음이 밀려왔다. 지우는 게 아닌데. 그래도 남겨둘텐데. 그 녀와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지 나에겐 추억일텐데,
나는 백업파일을 찾아 편지를 복구했다. 그 때 내 머리속을 번개처럼 스쳐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혹시? 그래. 어쩌면 그럴 수도 있어! 술이 확 깨였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책상서랍에서 그녀가 준 빨간 3.5인치 디스켓을 꺼냈다. 2년동안 어떤 문서도 저장하지 않고 그녀가 준 그대로 소중히 간직한 디스켓이였다. 나는 디스켓을 드라이브로 밀어 넣고 프롬프트를 a로 옮긴 후에 undelete를 쳤다.
잠시후 영문으로 된 설명과 함께 파일 ?INJOHR.HWP을 복구시킬 것인지를 묻는 메세지가 떴다.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가라앉히면서 y(예스)를 눌렀다. 가끔 파일 이름을 정해놓았는데 나중에 바꾸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 경우 rename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새이름으로'로 저장하고 옛날것을 지우는 경우도 많다. 그럴 때 옛날 것은 undelete 하면 살아나게 마련이다.
내가 기대한 것은 그렇게 해서 살아나게 될 파일 중에 어쩌면 중요한 힌트가 될 만한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였다. 어쩌면 같은 디스켓에 있는 파일이니까 SJHR.HWP 의 백업본이 있을 수도 있고, 그것은 암호가 안 되어 있을 수도 있었다. 내용부터 쓰고, 고쳐쓰면서 옛날 것을 지우고, 그 다음에 암호를 지정하고... 이런 절차로 했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얘기 였다.
내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INJOHR.HWP란 파일이 있었던 것이다. ?INJOHR.HWP은 아마 SJHR.HWP의 처음 이름이었을 것이다. 나중에 바꾸었겠지.
그렇다면 암호가 정해져 있지 않을 가능성은 더욱 높다. 나는 애써 침착하려고 하면서 복구한 파일을 불러들였다. 순간 나는 깜짝놀랐다. 차마 믿을 수 없는 말들이 떠올랐던 것이다.
나의 사랑 종화.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 너를 속인거......... 용서해줘.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어.
너를 마지막으로 찾아갔을 때 난 시한부 삶을 살고 있었어.
만약 그 사실을 말하면 네가 군대 생활 제대로 하지 못 할까봐서..
......... 탈영할까봐서........... 어쩔수 없이 거짓말을 했던 거야.
그리고 내가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어..
내가 죽을 목숨이란 것을 알면 넌 분명히 매일 술에 쩔어 살 것 같았어..
그래서 일부러 암호를 장치하고, 그것을 풀게 노력하도록 유도한거야.
그러면 아마 넌 그것을 풀기위해 컴퓨터 공부를 열심히 할 테니까.
토플얘기도 그래서 썼던 거였어.
네가 이것을 읽고 있을때 나는 이미 죽고 없을꺼야. 내가 일부러 거짓말로 처음 세글자를 틀리게 가르쳐 줬으니까. 아마 넌 한동안 헛수고를 했겠지.
하지만 연금술사가 금을 제조하는데 실패했어도 화학의 발전을 가져왔듯이,
너의 컴퓨터 실력은 무척 많이 발전했을거야.
아마 이건 먼 훗일 누군가에 의해 한글 3.0이 깨어질 때 풀리겠지.
어쩌면 그 누군가가 너일 수도 있을 거고. 그랬음 좋겠다.
며칠전에 신조협려란 책을 읽었어. 한 여자가 자신이 죽으면 남자가 따라 죽을까봐 일부러 16년 후에 만나자고 거짓말을 남기고 벼랑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이 너무 가슴아팠어.
그럼 열심히 잘 살고 하늘나라에서 만나. 아니면 다음 생에서.............
우리 그땐 절대로 이렇게 빨리 헤어지지는 말자. 자꾸 눈물이 나오려고 해.
너만을 사랑했던 주현이가. <끝>
kisado (김의석 )/나우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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