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들은 '정치적 올바름에서 최상의 예술이 태어나는 일은 없다'는 현실을 영원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그 자체로 큰 문제인 것은 아니다. 진짜 큰 문제는 그렇게 현실을 거부하며 늙어가다보면 어느새 자기 시대의 정치적 올바름만을 믿는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괴물이 되어버린다는 점이다. 따라서, 중년의 저급 괴수가 되어버린 분노한 청년의 빛바랜 영민함을 추적해보면 언제나 현실 인식의 거부와 최상의 예술에 대한 애증을 마주하게 마련이다. 안된 말이지만,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예술이 아니라 정신 치료다. 비정한 이무기가 판치는 요즘 같은 시절엔 그런 정신 나간 저급 괴물들을 관찰하는 일이 제법 낭만적일 법도 하지만, 이상하게도 몹시 견디기 힘들다. 지금이 괴물의 시대라서 그럴까 아니면 나도 그들과 매일반이어서 그럴까._ 이정우 2004-12-04 1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