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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연예 작가겸 기자의 프듀48 방송 후기 기사

Dunpeel 2018. 9. 21. 20:31

원문 1편 : https://gendai.ismedia.jp/articles/-/56778

원문 2편 : https://gendai.ismedia.jp/articles/-/57011

원문 3편 : https://gendai.ismedia.jp/articles/-/57301

원문 4편 : https://gendai.ismedia.jp/articles/-/57573


K-POP은 프로야구, AKB는 고교야구.


[K-POP이 프로야구라면, AKB는 고교야구일지도 모른다]

아키모토 야스시는 과거 이러한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그건 절대 비하도 자학도 아니었다. 스스로 프로듀스하는 AKB48그룹을 냉정히 분석한 뒤 나온 결론이다. 

실력(가창력/댄스)으로는 K-POP에겐 부족하지만 인기로는 충분히 비견 가능하다, 그렇게 자기분석하고 있었다. 


과연.. 그건 그럴지도 모른다. 


일본에서 고교야구의 인기는 아직도 절대적이다. 고온주의보가 발령된 땡볕 아래의 갑자원에서 젊은이들이 한결같이 야구공을 쫓아다니며, 투수는 연투한다. 지면 끝나는 서바이벌이 2주일이나 계속된다. 


그러한 제도에서는 반드시 실력이 결과에 반영된다곤 할 수 없다. 프로에서는 있을 수 없는 가혹한 게임 설정은 많은 불확정요소 (운)를 낳기 때문이다. 


교육면에서는 엉터리라 할 수 있고, 야구면에서는 구시대적인 그런 상황에서 고교야구 팬은 '드라마'를 본다. 운에 좌우되어 희비가 엇갈리는 젊은이들을 보고 감동하며 손뼉을 친다. 간혹 잔혹한 쇼라고 비판받으면서도 그러하다. 


48그룹도 반드시 가창력이나 댄스가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는 할 수 없다. 극장과 악수회를 중심으로 한 멤버와 팬의 가까운 거리는 실력과는 다른 KPI(주요업적평가지표)를 발생시키고, 그것이 AKB 총선거에 반영된다. 


바로 말해서 48그룹의 KPI는 [노력(がんばり/간바리)]과 그것에 이어지는 [성장]이다. 단, 절대 최종목표지점이 [완성]은 아니다. 항상 [미완성]인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즉, 실력으로는 발전중=서투름일 것이 조건이다. 


아키모토가 AKB를 고교야구로 예를 든 것은 즉 이러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팬은 절대 뛰어난 퍼포먼스를 기대하고 있는것이 아니다. 미완성 소녀들의 [노력]과 [성장]의 드라마를 즐기고, 거기에 투표하는 모습으로 민의民意를 반영한다. 


한편 KPOP은 프로야구다. 그 평가 기준은 노래와 춤의 실력에 있다. 일본을 포함한 전세계의 팬들도 그 프로페셔널한 퍼포먼스에 기대하고 있다. 


트와이스나 블랙핑크와 48그룹은 같은 [아이돌]이라고 카테고라이징되어있지만 그 의미는 크게 다르다. (실제로 트와이스와 블랙핑크로 인해 가장 많이 피해를 입은 것은 여성 팬이 많은 E-GIRLS이다)




■ 『PRODUCE 48』~ KPOP을 향한 도전


하지만 최근 이러한 상황에 커다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48그룹의 멤버가 한국에서 K-POP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교야구 선수들이 프로야구에 도전하는 것 같은 상황이다. 


그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한국의 케이블방송 MNET의 PRODUCE48이라는 리얼리티 방송이다. (매주 금요일/6월 15일~ 8월 31일 예정. 전 12회, 일본에서도 방송중) 매회 2시간 반 정도의 방송에서는 아키모토 야스시도 일본측의 프로듀서로 정식 협력하고 있다. 


그 내용은 한일 96명의 젊은 여성들이 2년 반 기간한정으로 활동하는 12인의 그룹 멤버를 목표로 경쟁하는 것이다. 결과는 [국민 프로듀서]라 불리우는 시청자의 투표에 의해 결정된다. 그 서바이벌에 AKB나 SKE 등의 멤버 36명이 참가하고 있다. 


이 PRODUCE 48에는 PRODUCE 101이라는 전신이 있다. 시즌 1에선 I.O.I라는 걸그룹을, 시즌 2에선 현재도 활동하고 있는 워너원이라는 보이그룹을 탄생시키고, 대히트했다. 


이런 전례를 생각하면 PRODUCE 48에서 만들어진 신 유닛의 성공도 꽤 보장되어있으며, 활동기간도 길기 때문에 여태까지 이상의 대히트의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일본에서의 활동도 계획중일 것이다. 


48그룹은 이미 활동중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시작으로 이번해에는 태국, 베트남 등으로 진출 예정이다. (중국에는 한번 진출했으나 실패하고, 올해 다시 도전할 예정)


그런 아시아 진출 속에서 가장 허들이 높은 것은 충분한 실력과 인기가 있는 KPOP이 잔뜩 있는 한국이다. 이번 기획은 M-NET쪽에서 제의한 모양이지만 아키모토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면 꽤 복잡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과연 이 방송은 48그룹의 한국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K-POP에 잡아먹히고 말 것인가, 혹은 새로운 융화의 길로 나아갈 것인가...?





■ 일본팀의 참패?


이 방송은 우선 96인의 참가자 (전원 '연습생' 이라 불린다)가 각자 퍼포먼스를 보이고 능력별로 랭크가 매겨지는 것 부터 시작된다. (A~D,F의 5단계) 같은 기획사의 멤버가 여럿 참가하는 연습생도 많지만 혼자서 참가하는 연습생도 있다. 


이 심사는 레벨별로 트레이닝하는 것이기도 하고, 동시에 방송 시작때 공개되는 뮤직비디오 [Pick me]의 포지션을 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랭크는 그녀들을 단련시키는 트레이너들에 의해 매겨진다. 그 멤버는 FT아일랜드의 이홍기나 원 SISTAR의 소유, 랩퍼인 치타, 그리고 많은 히트곡을 담당한 안무가들 등 전원이 KPOP계의 실력자들이다. 


한국측에서 참가한 연습생 57명 중 데뷔를 해보았던 것은 애프터 스쿨의 이가은이나, 신인그룹 프로미스 나인의 장규리 등 3명뿐. 다른 54인은 모두 각 기획사가 키우는 연습생들이다. 즉, 프로야구에 비교하자면 2군선수나 육성선수 뿐이다. 


한편 48그룹으로부터는 39명이 참가하고 있다. AKB가 19명, HKT가 10명, NMB가 6명, NGT,SKE가 각각 두명이다. 


그중에는 전날 AKB총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마츠이 쥬리나(SKE48)나 3위였던 미야와키 사쿠라(HKT48), 9위의 야부키 나코(AKB48), 10위의 다나카 미쿠(HKT48), 12위의 타카하시 쥬리(AKB48) 등이 있다. 


48그룹에서도 인기 상위권인 멤버들이 많이 참가하고 있으나, 선거권에서 권외였던 멤버들도 약 3분의 1에 달하는 12인이나 있다. 고교야구로 말하자면 강호 고교에서 중견급 고교까지 모조리 참여하고 있는 인상이다. 


에피소드 1과 2에서는 총 96명이 퍼포먼스를 펼치는데 이 단계에서 결론을 말하자면 일본진영의 참패이다. 48그룹의 많은 멤버들이 자신만만하게 공연을 하지만 트레이너로부터 돌아오는 것은 혹평 뿐이다. 그것도 그 대부분이 자신들의 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예를 들어 AKB에서는 가창력이 뛰어나다 평가받았던 오다 에리나(총선거 60위)와 AKB 댄스 콘테스트에서 우승했던 나카노 이쿠미(권외)는 함께 공연을 했으나 그것을 보던 많은 트레이너가 얼굴을 찌푸렸을 정도. 


그중에도 KARA의 미스터 등의 안무가였던 배윤정은 꽤 혹독한 의견을 내었다. 


[오다의 창법은 오래됐다]

[솔직히 나카노 연습생이 댄스경연에서 우승했다고 믿겨지지 않는다, 이정도 레벨이면 무대에 오를 수 없다]


심사는 이렇게 심각하게 진행되었다. 


[그냥 달라요 문화가...]


모토무라 아오이나 이마다 미나 등의 HKT48의 7명은 자신들의 곡인 [멈추지 않는 관람차]를 공연했다. 이때쯤엔 배윤정은 어이없다는 얼굴로 질문했을 정도이다. 


[지금의 퍼포먼스를 일본에서 하고 있는거죠. 그렇단건 일본에서는 오디션을 돌파했다는거고요. 어떻게 뽑힌거에요? 여러분들 어딘가 장점이 있으니까 뽑혔을텐데, 나는 그 이유를 모르겠어요. 정말 기묘해요.]


7인은 난감하다는 얼굴로 미소만 띄우고 있을 뿐. 


그러나 이런 배윤정의 질문은 단순한 짜증이 아니었다. 그녀는 질문을 계속했다. 


[K-POP은 완벽한 군무로 유명해졌어요. 일본에서는 그런 점이 중요하지가 않나요?]


대답한 것은 이마다 미나였다. 


[안무를 맞춘다기보다는 애교쪽이 일본 아이돌에게는 ...]


거기서 배윤정은 납득했다. 


[아... 문화의 차이구나]


이 반응은 절대 비아냥같은게 아니다. 바로 직후 소유(원 SISTAR) 등의 다른 트레이너가 열심히 [문화의 차이] 를 강조하며 그녀들을 두둔하고 있었다. 


[문화의 차이]라고 단정지어버리면 확실히 그 말대로이다. 미완성인채로 계속 활약하는 것으로 가치를 부여하는 48그룹과 항상 완성을 목표로 하는 KPOP은 명확히 평가 기준이 다르다. 


실제로 이 모습을 보고있던 48그룹의 멤버들은 이러한 감상을 남기고 있다. 


[내게 있어선 춤이나 노래를 보여주는 것 보다는 '즐겁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게 일인걸 ] (무토 토무, AKB48)

[우리는 그런 (즐거움을 어필하는) 엔터테인먼트라고 강조할 수 밖에 없지않나..] (이와타테 사호, AKB48)

[춤 못춰도, 노래 못해도, 인기 있는 사람은 있으니까.. ] (시노자키 아야나, AKB48)

[그냥 달라요 문화가..] (코지마 마코, AKB48)


그렇다곤 해도 이번엔 어디까지나 퍼포먼스를 기준으로하는 K-POP 룰이다. 처음부터 예상되었다곤 하나, 48그룹의 많은 멤버들이 갑자기 벽에 부딪혔다.


이렇게 계속된 최초의 퍼포먼스로 48그룹의 많은 멤버들이 계속 혹평당했지만, NMB48의 시로마 미루(B), AKB48의 타카하시 주리와 코지마 마코, 이와타테 사호(각 B) 등 상위에 랭크된 사람도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스스로 재즈어렌지한 '댄싱 히어로'를 노래한 타케우치 미유(AKB48)이었다. 


그 가창력이 높이 평가받아 A클래스를 배정받은 그녀는 과거 7회 참가했던 AKB선발 총선거에서 모두 [권외(101위 이하)]이다. 즉, 인기가 없다. 일본에서는 썩히고만 있던 실력이 무대가 바뀌며 인정받은 셈이다. 


이러한 일본세력의 도전에서도 하이라이트는 역시 48그룹의 상위 인기자인 마츠이 쥬리나와 미야와키 사쿠라였다. 


먼저 등장한것은 마츠이쪽이었다. 


그녀가 선택한 것은 이타노 토모미의 솔로곡 'Dear J'.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혼자서 당당히 퍼포먼스를 펼쳤다. 그 모습은 대단히 늠름했고, 트레이너 중 한명은 [여태까지 나온 일본연습생중엔 가장 춤 잘추네] 라고 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B랭크.


마츠이는 웃으면서 스테이지를 떠났으나 A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이후 이야기를 하자면 마츠이는 이 방송에서 계속 그 존재감을 다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에피소드 3 이후에서는 눈에 띄지 않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방송 도중에 강판된다. 


7월에 건강상태가 안좋아져 휴식기를 갖기로 발표하였으나 그 원인 중 하나는 분명히 이 방송일 것이다.


라이벌이나 후배에게 실력기준으로 점점 따라잡혀가는데다, 데뷔 전의 한국 연습생에게 압도적인 실력을 직접 지켜본 결과 자신의 약함을 절대 보이려 하지 않는 그녀의 프라이드는 아마도 너덜너덜해졌을 것이다. 


그런 마츠이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 미야와키 사쿠라이다. 마츠이의 퍼포먼스를 스테이지 뒤에서 보고 있던 그녀는 상당히 긴장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방송에서는 처음부터 미야와키에게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었다. 그때까지의 48그룹의 멤버 누구보다도 분량이 많았고, 등장도 마츠이보다 나중이었다.


본인의 모티베이션도 대단히 높았다. 자신만만한 마츠이와 달리 미야와키는 실력이 없음을 토로하고 있었다. 사전에 수록된 인터뷰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HKT48에서 7년간 활동하면서 실력은 그다지 없다고 생각했다. 계속 의문이었고 너무 불안했다. 실력이 그다지 늘지 않고, 시간이 흐르기만하는게 너무 속상했다]


방송 프로듀서인 한성수는 [총선거에서도 상위인데 이번에 프로듀스에 참가하면 리스크가 있는건 아닌가요?] 라고 질문했는데, [거기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이 자신의 실력이었는지, 일본이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인지.. ], [이 방송이 제 인생을 바꿀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대답하고 있다. 겸허하다기보다는 욕심 있는 모습이 엿보인다. 


이러한 일련의 미야와키의 발언들은 원래 KPOP을 좋아했던 그녀였기에 품게 되는 48그룹에 대한 의문이기도 하다. 거기에, 많은 48멤버가 눈앞에서 혹평당하는 것을 보고 [한국 사람들이 일본에 와서도 통용하는데, 일본인은 일본을 나온 순간 통용되지 않는것이 너무나도 현실을 꿰뚫린 기분이라 속상했다] 라고도 하였다. 


그런 그녀는 AKB48의 '검은 천사'를 혼자서 펼쳐보였다. 


트레이너의 평가는 꽤 엇갈렸다. 이홍기 등은 B라고 했으나 결과는 A랭크. 그중에서도 여태까지 평가를 박하게 했던 배윤정이 [나는 왜 당신이 1위후보인지 이유를 알았어요]라고 말한게 인상적이었다. 


이 평가에 많은 이견이 나온것도 사실이다. A랭크의 한국측 연습생은 [사쿠라씨가 A랭크에 걸맞는지는 잘 모르겠다]고도 말했고, 한국의 시청자들에게서도 많은 의문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미야와키와 마츠이 사이에 명확한 차이가 생긴것도 확실하다. 일본에서 팬들의 인기투표(AKB총선거)에서는 마츠이의 뒤에 서있었던 미야와키가 실력주의의 한국에서는 그 반대의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그것을 감안하고도 (한국의) 시청자들이 투표한 제 1회 투표에서도 톱에 오른 것은 미야와키 사쿠라이며, 마츠이 쥬리나는 4위였다. 이후 이 차이는 더욱 벌어지며 그 명암이 확실하게 나뉘게 된다. 



■ 48그룹의 '대역전' 의 가능성


에피소드 2 중간까지 꽤 긴 시간을 들여 한일연습생의 등급심사가 있었다. 이 기사에서는 48그룹의 멤버에게 주몬하였지만 전체적으로는 누가 보더라도 한국측 연습생과 그 실력차는 격이 달랐다. 


아키모토 야스시의 비유를 빌리자면, 프로야구의 2군 팀과 고교야구의 선발팀이 시합하여 프로 2군이 압승하는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게다가 48그룹의 멤버 대부분은 자신들의 곡으로 승부했기 때문에 금속 배트를 쓴 것이나 마찬가지. 그런데도 참패했다. 물론 그것은 사전에 충분히 예상된 결과였으나 확실하게 증명되어버렸다.


그렇게 잔혹하다고도 할 수 있는 광경을 보이게 되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어디까지고 에피소드 2까지긴 하지만 역시 중요시 되는 것은 아키모토 야스시의 전략과 이후 48그룹에 대해서이다. 


AKB를 고교야구에 비유했을 정도이니 48그룹이 참패하는 가능성은 아키모토 그 자신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래도 이 기획에 참가하였다. 거기서 48그룹의 커다란 역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아키모토 프로듀스에서 현재 인기가있는 것은 48그룹의 라이벌로 등장한 노기자카 46과 케야키자카 46이다. 그리고 TV아사히의 리얼리티프로 '라스트아이돌' 에서 결성된 여러 그룹도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AKB 총선거는 후지테레비의 중계 시청률이 매년 저하되고 있으며, 그룹 전체에서는 사시하라 리노의 후계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48그룹은 각지역에서 착실히 정착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약간 멈춰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CD랭킹을 거들떠도 보지 않게 되며 악수권으로 오리콘차트를 해킹한 효과도 잃어버렸다. 


이러한 교착 상황에서 PRODUCE 48 참가는 마지막 타개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단, 그것은 틀림없이 '판도라의 상자'이기도 하다. 


여태까지 팬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48그룹이 노래나 춤 실력으로 KPOP과 겨뤄보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기획에 아키모토가 참가한것은 이제 KPOP(한국)을 피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전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깨달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마츠이 쥬리나의 참패와 그에 이어진 활동휴식은 그 커다란 대가이다. 


한편 미야와키 사쿠라가 착실히 힘을 내며 타케우치 미유처럼 여태까지 살리지 못했던 실력을 발휘하는 멤버도 있다. 에피소드3 이후 의외의 면면을 더욱 각광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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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컬 트레이닝같은거 한번도 해본 적 없는데 ..]


AKB48그룹의 39인이 도전하고 있는 KPOP 서바이벌 프로그램 PRODUCE48. 


에피소드 1~2에서는 랭크배정을 위한 공연에 한일 참가자(연습생이라 불린다)가 도전했다. 심사하는 것은 그녀들을 단련시킬 KPOP계의 트레이너들이다. 


그 결과는 너무도 엄격한것이었다. 데뷔 전의 한국 연습생들이 눈에 띄는 공연을 보인 것에 비해 48그룹의 대부분은 혹평받았다. 평가 기준은 어디까지나 노래와 춤의 기술력이었기 때문이다. 


[K-POP이 프로야구라 한다면 AKB는 고교야구일지도 모른다]. 아키모토 야스시의 이 발언은 멋지게 증명되었다. 


처음 평가에서는 A랭크는 미야와키 사쿠라(HKT48)와 타케우치 미유(AKB48) 뿐. D랭크가 11인, F랭크가 17인, 일본 참가자의 76%가 하위권이었다. 


한국 참가자(중국인이나 미국인을 포함)는 D랭크가 4인, F랭크가 2인(11%)이었떤 것에 비하면 뚜렷한 차이이다. 


이 와중에 [기초가 안되어있다]며 혹독한 평가를 받은 한국의 연습생들의 모습을 보고, 심사 전의 48그룹의 멤버들이 투덜거렸다. 


무토 토무 [우리, 1개월이면 (무대에) 올라가지..]

이와타테 사호 [보이스 트레이닝같은거 한번도 못해봤는데 (생략) 연구생이 기초연습 할 리도 없잖아.. 선생님이 있는것도 아니고 자기가 스스로 하니까]

코지마 마코 [선배들 보고 따라했었지]


트레이너 중 한명인 FTISLAND의 이홍기는 일본에서도 오래 활동했던 적이 있어서 그러한 48그룹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것을 다른 트레이너들에게 말해주자 가장 엄한 지도를 하던 안무가 배윤정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걔들 성장을 보는게 기대되네 ]


그런 48그룹이 드디어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게 된다. 




■ 48그룹 멤버 '최초의 난관'


연습생들은 랭크별로 합숙소에서 생활을 함께 한다. 휴대전화는 몰수되고 외부와의 연락도 단절된다. 이건 한국 예능계에서는 당연하다는 듯 행해지는 수법이다. 


트레이닝은 오전과 오후 2파트씩 총 4파트. 자습시간도 많지만 노래와 댄스에 매일 1파트씩 주어진다. 


이 트레이닝은 개개인의 기술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처음 랭크의 재평가와 96인 전원 참가 발표곡인 뮤직비디오 'Pick me'의 무대위치를 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방송에서는 이 프로세스에 1시간정도밖에 할애하지 않았지만 48그룹의 멤버들에게 처음 난관이 된 것은 이 합숙이다. 


F랭크에 배정된 17인의 일본 참가자들은 물론 A랭크의 미야와키 사쿠라도 너덜너덜해지면서 연습에 참가했다. 


도중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이렇게 말한다. 


[아직 1년밖에 안된 연습생 애들이 너무 잘해서.. 저는 이제 아이돌 7년이나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도 몸이 안움직이고... 전혀 실력이 없다고 생각하니 7년간 대체 뭘 했나 싶어서.. 너무 분해요]


데이터에서 봐도 한일 연습생들은 원래 큰 차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를들어 나이는 일본 참가자들이 평균 20세가량, 한국 참가자들은 18세 4개월로 1년 반 이상 차이가 난다. 최연장자는 24살의 미야자키 미호(AKB48), 최연소는 2004년 태생의 한국 참가자 5인이다. 


그보다 큰 차이는 연습생 기간이다. 일본 참가자들은 데뷔 이후를 포함하여 평균 5년 4개월인것에 비해 한국 참가자들은 1년 11개월, 49그룹쪽이 3배 가까이 커리어가 길다. 


최장기간 활동 역시 역시 미야자키 미호의 10년 8개월, 그리고 마츠이 쥬리나(SKE48)가 9년 11개월로 뒤를 잇는다. 한편 한국팀은 57인중 반 정도인 28인이 1년 이하이다. 


48그룹의 참가자들은 이런 현실 속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훈련을 받는다. 


FTISLAND의 이홍기는 F랭크 멤버들에게 기초적인 복식호흡이나 일본인 특유의 비음발성 교정을 가르친다. A랭크에 있는 미야와키 사쿠라조차 궁지에 몰리면서도 여기부터 서서히 변화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간은 불명이나 트레이닝을 해온 참가자들은 한명씩 Pick me의 안무를 스스로 촬영하고, 그것을 보며 트레이너들은 랭크를 변경하였다. 


그 결과 미야와키 사쿠라는 A랭크를 유지하고, 타카하시 쥬리, 혼다 히토미(AKB48), 야부키 나코(HKT48)도 A랭크에 들어갔다. 특히 나코는 F랭크에서 한번에 치고 올라왔다. 


한편 마츠이 쥬리나는 B랭크에 계속 남겨졌다. 또 F랭크에서 변동이 없었던 우에무라 아즈사, 우메야마 코코나(NMB48), 츠키아시 아마네(HKT48) 3인은 다음 단계로 가지 않고 리타이어했다. 


그리고 공개된 연습생 전원의 Pick Me 뮤직비디오에서의 센터포지션은 사쿠라로 결정되었다. 이러한 결정은 B랭크 이하 82인에 의한 투표로 결정된다. 


판단재료는 그룹배틀이다.


5~6인의 그룹이 16팀을 만들고 2팀씩 같은 곡을 라이브회장에서 펼치며 대결한다. 그룹의 승패는 회장의 관객들이 연습생 개인에게 투표하는것으로 결정된다. 


그리고 승리한 그룹은 멤버 1인당 1000표씩 베네핏이 주어지며, 이 베네핏이 그대로 시청자 투표에 가산되는 구조이다. 


이러한 대결의 룰은 방송을 보고 있으면 다소 복잡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것은 TV방송으로서의 오락성과 경쟁의 공평성을 저울에 단 결과이다. 


물론 시청자에 의한 투표는 방송내용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포커스를 받는 시간에서 개인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또한 좋은 모습만이 보이는 것도 아니다. 그러한 구성은 [악마의 편집]이라 불리며 이 PRODUCE 시리즈에서 항상 문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96인 전원을 균등하게 취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러한 선입견은 피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이것을 커버하기 위해 MNET은 꽤 많은 동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다. 그룹배틀에서는 무대에서 공연한 92인의 연습생을 한명씩 촬영하여 그것들을 모두 YouTube에서 볼 수가 있게 해놓았다. 시청자는 이것을 판단재료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의 포인트는, 어디까지나 최종적인 판단을 시청자에게 맡기고 있다는 것이다. 민의를 확실히 반영시킨다, 즉 민주적으로 진행하려는 모습을 강하게 엿볼 수 있다. 


이것은 다른 한국의 음악경연방송 '나는 가수다' 에서도 동일하다. 시청자를 '국민 프로듀서' 라 부르고 투표수를 확실히 명시하는 것도, 민주적인 절차를 철저히 하려는 자세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것은 시민운동으로 민주화를 일궈낸 한국의 역사에 뿌리내려있는 부분이다. 


이 점은 일본의 오디션프로와는 명확히 다르다. '스타 탄생!'이나 '죽여주는 밴드천국' 등의 대부분의 방송 심사인원들은 업계인이었다. 현재 TV아사히에서 방송되고 있는 '라스트아이돌' 도 그렇다.


게다가 이 방송에서는 4인의 심사원 중 한명이 랜덤으로 선택되어 승패가 정해진다. 예를 들어 심사원 전원의 판단이 3-1이나 2-2로 나뉘어있어도, 결과는 운이다. 그 부조리한 잔혹함 그 자체를 방송의 컨텐츠로 삼고 있다. 


이 방송은 아키모토 야스시의 기획에 의한 것이나 1인 1표의 원칙을 무시하는 AKB 총선거와 같이 민주적인 절차를 기대할만한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아마 그건 제압당하는 학생운동을 보며 자라온 아키모토 야스시의 논포리(nonpolitical,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을 뜻하는 일본어)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것은 신인류세대스러운 '비정치적인 정치성'이라고도 바꿔말할 수 있는 스탠스일 것이다. 




■ 한일연습생의 의식/입장의 차이


16팀의 그룹 배틀에서 부를 곡은 블랙핑크나 레드벨벳 등의 8곡이 선정되었다. 그중에는 AKB48의 하이텐션, 트와이스의 우아하게(일본어버전) 등 일본어의 곡도 포함되어있다. 


이 배틀은 결과보다도 프로세스가 흥미로웠다. 그룹을 만드는 과정에서 한일 연습생들의 의식이나 입장 차이가 명확히 나타났기 때문이다. 


우선 각 그룹은 리더와 센터를 정한다. 이 때 눈에 띄는 것은 일본인 참가자들의 소극적인 자세이다. 많은 그룹에서 일본인 멤버가 소수파인것도 있으나 물러나려는 멤버들의 모습이 이어지고 있었다. 


한일미중의 연습생들로 구성된 그룹에 속한 마츠이 쥬리나도 일본에서 보이던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다른 연습생들이 센터가 되는 것을 지켜보았다. 본인에게는 겸허한 태도였을지도 모르나 이 그룹배틀에서는 단지 존재감이 매몰되었을 뿐이었다. 


일본팀쪽이 6인중 4인이나 되었던 단발머리 2팀은 이마다 미나와 마츠오카 나츠미(HKT48)가 센터에 입후보했다. 하지만 한국 연습생들에게 퍼포먼스를 요구받자 '곡을 연습하지 않았다'며 거부. 


심지어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아 싫다~ 이렇게 정하는거. 그냥 가위바위보가 낫지 않아?](마츠오카 나츠미)라고 말하며 웃으며 부정하고, 다나카 미쿠(HKT48)과 하세가와 레나(NGT48)도 거기에 동조하였다. 


이 그룹의 리더인 한국의 이시안은 그 태도를 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보이면서도 얼마나 센터가 중요한지를 주장했다. 결국 테스트를 하게 되었지만 마츠오카는 [그럼 됐어, 나는 안할래-] 라며 물러났다. 


이마다 미나와 이시안의 테스트에서는 다른 일본멤버 3인이 이마다, 한국인 한명이 이시안에게 투표하여 결국 이마다가 센터가 되었다. 이 투표에 대해 마츠오카 나츠미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시안이 센터가 되면, '시안과 다른 사람들' 처럼.. (되니까)]


스스로 의견을 확실히 말하는 이시안을 마츠오카는 경원한 것이다. 배틀에서 이기겠다는 목적보다는 괴로운 일을 피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우선한 것이다. 


그 일련의 해프닝에는 일본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나쁜 부분이 응축되어있다. 한국에서 이런 마츠오카의 태도는 이기적이라고 비판받지만, 대다수의 일본인은 그것이 이기적인 축에도 못 든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자신에게도 메리트가 있는 그룹배틀의 결과보다는 '분위기'를 기준으로 그 자리를 넘기기 위한 '안심'을 원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토론을 감정적인 충돌로밖에 인식하지 못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신뢰 기반의 사회성이 결정적으로 결여되어있다. 



■ 일본의 교육이 가져온 것 


그 후 트레이너에게 혼난 것도 있어서 팀워크는 개선되었으나 역시 이 2팀은 배틀에서 패배했다. 더 뒷 이야기를 하자면 베네핏을 획득하지 못한 그녀들 중에 58인 안에 남은 것은 이시안 혼자였다. 


(상처로 강판된 다나카 미쿠를 제외하고) 마츠요카를 포함한 일본 참가자 3인은 하위에서 올라오는 일 없이 탈락하였다. 마치 [빨간불을 모두 함께 건너면 무섭지 않아] 라는 개그를 진지한 얼굴로 펼치는 것과 같다. 


이러한 마츠오카의 무참한 모습을 보면 일본의 교육정책에까지 걱정이 미치게 된다. 


OECD가맹국의 비교에서 일본은 노동력인구에서 저기술노동자 (독해력이나 사고능력의 낮음)가 점유하는 비율이 가장 낮다. 이것은 곧, 낙오자가 발생하기 어렵고, 전체적으로 교육레벨이 높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80년대의 다나카 가쿠에이 정권하에서 설립된 임시교육심의회 이후에 계속 문제시된 것은 돌출(突出)한 능력자를 낳기 힘든 교육의 질이었다. 그 '유토리 교육'도 그 주안은 독자의 사고나 개성적인 능력을 발휘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어폐를 신경쓰지 않고 말하자면, 주입식 교육으로 전체를 끄집어올리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엘리트를 키우기 힘든 상황이 문제화된것이다. 


그것이 어느정도 성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결과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돌출한 개성을 필요로 하는 예능인조차 주의의 동조만을 신경쓰다가 본래 목적을 잊어버릴 정도로 일본적인 [분위기 읽기] 커뮤니케이션은 뿌리가 깊다. 


다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이나 조정의 수법을 확실히 가르치지 않은 채 개성화교육을 시작한 결과 단순히 자기애가 강해서 사회성이 결여된 존재를 많이 길러낸 것일지도 모른다. 


호들갑을 떠는 걸지도 모르지만 마츠오카 나츠미의 저런 태도는 이런 일본의 교육정책에 대해 생각하게 할 정도로 임팩트가 있었다. 



■ 일본인 참가자들이 고전한 허리흔들기 


모티베이션이 다른 것도 있지만 한일연습생이 기초적인 기술력의 차이도 그룹워크에서는 방해가 되었다. 특히 그러한 문제가 현저했던 부분은 댄스였다. 멤버끼리의 싱크로까지 갈 것도 없이, 허리를 사용하는 KPOP의 안무에 일본 참가자들은 고전하였다.  


이때 시로마 미루(NMB48)는 그 댄스에 대해 [한국의 춤은 허리를 엄청 사용해서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무기를 최대한 살리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서양음악의 문맥에 따른 KPOP의 안무는 확실히 허리를 중심으로 전신을 사용한 움직임을 보이는게 많다. 단, 이쪽이 댄스로서는 주류이다. 실제로는 48그룹의 안무가 그다지 하반신을 사용하지 않을 뿐이다. 


아마도 그것은 48그룹이 대규모 인원인 점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사람 수가 너무 많으니 완전히 싱크로를 맞춘 춤을 보여주는 것이 어려운데다, 그녀들에겐 평소에 트레이너도 없다. 그러한 조건에서 요구받는 춤은 팔을 사용해서 움직임을 크게 보여주는 난이도가 낮은 춤일 것이다. 


예를 들어 랭크 심사에서 시로마를 포함한 NMB48 멤버들이 보여준 [와로타피포(웃었다 People)] 등에서는 파라파라댄스같이 팔을 사용한 포즈가 많았다. (이건 이거대로 트레이너들에게 호평이었지만)


이건 알기 쉬운 예인데 48그룹에서는 이동하면서 팔만을 움직이는 심플한 춤이 많고, 하반신의 움직임도 좌우전후로 움직이는게 아니라 점프 등 상하로 움직이는게 눈에 띈다. 


이러한 방향성 중 한가지 성공예가 AKB48의 '사랑하는 포츈쿠키'였을 것이다. 


일반인에 의한 [춤춰보았다] 동영상 투고에서 대히트했지만, 즉 그건 프로가 아니라도 간단했다는 뜻이다. '초보자라도 가능한 춤' 이긴 하지만, KPOP이 자랑하는 '프로니까 가능한 춤'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48그룹이 KPOP의 난이도가 높은 춤에 도전했다. 뮤지컬에서 활약하던 타카하시 쥬리(AKB48)조차 그룹에서 홀로 습득이 늦어져, 고토 모에(AKB48)도 다른 한국연습생들이 다들 가르쳐주었을 정도이다. 


■ 마츠이 쥬리나가 패배한 순간


그러나 이 배틀을 계기로 48그룹의 면면이 서서히 변화가 나타난다. 착실히 힘을 붙이기 시작한 멤버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대표적인 존재가 야부키 나코(HKT48)이다. 귀를 기울이면(여자친구)를 메인곡으로 2팀이 된 그녀는, 가창력과 춤 양쪽에서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였다. 또한 한국어의 곡인데도 그 발음까지 대단히 아름다운 것이었다. 


결과, 야부키는 혼자서 330표를 획득, 상대하는 1팀의 총득표수는 334표였으나 혼자서 거의 동등한 평가를 받았다. 당연히 그룹도 압승했다. 


이 330표는 그룹배틀에 임한 92인중에서도 최대득표이며, 차점은 198표였으므로 압도적이라 할 수 있다. 나코는 이후에도 평가가 점점 높아져 데뷔권내를 항상 유지하게 된다. 


그외에도 일본팀에서 착실하게 성장을 보여준 것은 고토 모에나 시로마 미루, 무라세 사에(NMB48), 시타오 미우(AKB48) 등이었다. 그중에도 모에는 춤과 노래에서 고생했지만 결과적으로 172표를 얻어 그룹을 승리로 이끌었다. 


시타오 미우도 이 그룹배틀에서 대활약했다. 아직 17살이고 과거 5회의 AKB선발총선거에서는 모두 권외였던 그녀는 피카부(레드벨벳)의 대결에서 승리하여 이후에도 더욱 순위를 올려가게 된다. 


게다가 이 대결에서는 상대 그룹에 마츠이 쥬리나가 있었으나, 그녀를 6표나 앞지르며 승리했다. AKB 총선거 1위의 마츠이가, 계속 권외였던 17세에게 패배한것이다. 48그룹의 대표로서 체면이 완전히 짓밟혔다. 



■ 일본인 참가자의 득표수가 많았던 이유


그리고 이 방송에서 계속 주목받고 있던 미야와키 사쿠라도 그룹배틀에서 크게 성장한 사람 중 한명이다. 


너무너무너무(I.O.I)의 2팀이었던 미야와키는, 본방 2일 전에 센터로 포지션을 변경하고 그 다음날 리허설에서 소유에게 강하게 비판받는다. 


[왜 사쿠라가 센터야? 사쿠라때문에 지금 다 망치고 있어. (가사의) 발음도 나쁘고, 춤도 이상해. (중략) 왜 못하는 사람을 센터로 뽑은거야?]


미야와키는 그것을 듣고 또 눈물을 뚝뚝 흘린다. 이 방송에서 그녀는 계속 울기만 한다. 


2팀은 센터를 누구로 할지 계속 망설이다가 결국 패배하고 만다. 다만 미야와키는 본방에서 확실히 활약하며 양 그룹에서 최고점인 164표를 획득. 한결같은 노력이 헛수고가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자, 이렇게 16팀이 공연한 그룹배틀에 대해 한가지 추가로 적어야만하는 사실이 있다. 


관객투표에서, 48그룹의 득표수가 유의미하게 많았던 것이다. 한명당 평균적으로 일본 참가자가 85.3표였던것에 비해, 한국 참가자는 59.1표로 명확한 차가 있었다. 


그것은 무대위에서 보인 퍼포먼스의 질을 생각하면,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숫자이기도 하다. 실제로 일본인 참가자들 다수를 점하는 그룹이 의외의 승리를 보여준 것도 있고, 한국에서는 이걸로 파이어되기도 했다. 


그 이유는 두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하나는, 회장에 한국인 48그룹 팬이 많이 들어와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일본인 참가자의 네임플레이트를 가진 팬이 꽤 눈에 띄고 있었다. 반대로 한국인 참가자는 그 대부분이 데뷔하지 않은 무명의 존재였다. 


그렇게 되면 인지도에서는 역시 48그룹의 멤버들이 유리해진다. 즉, 애초에 유리한 상태였다. 


또 하나는, 48그룹이 본방에 강했다는 것이다. 처음으로 많은 관객을 앞에 두고 무대를 선보였던 한국의 연습생에 비해 이미 무대에 많이 서본 일본인 참가자들이 무대에 익숙했던 기색을 엿볼 수 있었다.


또, 짧은 마이크 어필에서도 팬들에게 어필하는 인상적인 코멘트를 보이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이 부분에선 그녀들 역시 경력에 걸맞는 모습을 드러냈다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이유로 48그룹에게 많은 표가 몰린 경향이 생겨났을 가능성이 있다. 


■ 한국인 참가자의 '인재'


8개의 그룹배틀을 마치고 에피소드5에서 처음 순위발표가 있었다. 여기서 59위 이하의 멤버는 방출된다. 


데뷔권내의 12위까지는 미야와키 사쿠라(4위), 고토 모에(6위), 야부키 나코(7위), 타케우치 미유(11위), 혼다 히토미(12위)의 5인이 들어갔다. 순위가 내려간 마츠이 쥬리나는 13위가 되었으며, 이때도 건강이 안좋은것을 이유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이후 강판되는것이 정식발표되었다. 


전체적으로는 58인중 일본인이 22인(37.9%, 마츠이쥬리나 포함), 한국인이 36인(62.1%)이 되었다. 이것은 최초 단계의 비율 (일본 40.6%, 한국 59.4%)와 큰 차이가 없다. 그리고 59위 이하의 방출도 발표되었다. 그곳에는 나카노 이쿠미(AKB489)나 오다 에리나, 마츠오카 나츠미 (HKT48)가 포함되어 있다. 


여기까지 보면 한국인 참가자라도 존재감이 있는 참가자가 인상에 남게 된다. 특히 톱 3에 들어간 이가은, 안유진, 장원영이 그렇다. 3인은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상위권을 지키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데뷔조에 들어갈 가능성은 대단히 높다. 


이중에도 14세의 장원영은 그야말로 인재라고 해도 좋을 레벨이다. 노래도 랩도 춤도 모두 레벨이 높으며 게다가 키도 168cm나 되며 얼굴도 예쁘다. KPOP에서도 이정도로 오버올이 높은 타입은 그다지 없다. 


그리고 서바이벌은 여기서부터 격해지게 된다. 


에피소드6부터는 보컬&랩과 춤의 포지션으로 나뉘어 개인평가를 위한 배틀이 시작된다. 그 결과에 의해 27인이 다시 방출되며 30인까지 걸러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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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을 보는 한국, 서양음악과 거리가 있는 일본


AKB48그룹이 도전하고 있는 KPOP서바이벌 프로그램 PRODUCE48. 에피소드 3~5에서는 그룹배틀의 결과, 시청자 투표에 따른 (강판된 4인을 제외하고) 34인이 방출되었다. 


이어지는 에피소드 6~8에서는 두개의 포지션별로 경쟁한다. 30인이 보컬/랩으로, 27인이 댄스다. 이것으로 인해 남은 57인부터 27인이 방출되게 된다. (마츠이쥬리나는 이 단계에서 강판되었다)


포지션 배틀은 참가자(연습생이라 불린다)의 적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주어진 곡을 해내는 것만이 아닌, 보컬 담당은 편곡, 랩 담당은 랩메이킹, 댄스 담당은 안무를 창작해야만 한다. 개개인의 발상력이나 능동성을 시험받게 된다. 


평가방법은 전회와 같이 그룹마다 경연곡을 공연하고, 관객이 투표한다. 각 포지션의 회장득표수 톱에게는 1만5천표, 2~5위에게는 각각 5천표의 베네핏이 주어지며 그것이 시청자투표에 가산되어 27인이 탈락하게 된다. 


두개의 포지션과 경연곡은 57인 제각각의 희망에 의해 분배되었다. 그러나 정원을 초과한 곡은 하위권부터 밀려나는 구조이다. 


일본은 21인중 13인이 보컬/랩, 8인이 댄스포지션이 되었다. 한국은 36인중 17인이 보컬/랩, 19인이 댄스를 선택했다. 즉, 한국이 댄스에, 일본은 보컬에 치우쳐져있다. 


이 배틀은 KPOP을 중심으로 서양음악이나 JPOP을 경연곡으로 하는 것으로 개개인의 능력을 다양하게 발휘시키도록 설정되어있다. 


보컬/랩의 경연곡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보아의 메리쿠리 등이었던것에 비해 댄스의 6곡은 아리아나 그랑대의 side to side, 데미 로바토의 sorry not sorry, 리틀 믹스의 touch 등 서양의 댄스 히트곡이 채용되었다. 대단히 종류가 다양하다. 


48그룹의 대다수가 댄스에 고전하고 있던 것은 전회에서부터 드러났으나 KPOP은 댄스에 대해서는 원래 서양음악쪽을 지향하고 있다. 방송에서 랭크심사를 할때도 한국 연습생의 대부분은 서양음악을 골랐다. 48그룹의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곡을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서양음악이란 단절되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거리가 있는 48그룹이 댄스를 피하려는 것도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하겠다. 


반대로, 그렇기에 주목받을만한 점은 그래도 댄스를 고른 시로마 미루(NMB48)이나 코지마 마코(AKB48)등 8인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이다. 


실제로 이후엔 제법 의외의 전개가 펼쳐진다. 



■ 편집 방향성이 확실히 변했다


방송 구성은, 각 그룹의 연습단계 상황을 소개한 후 무대의 공연이 공개되는 흐름이다. 

역할 분담을 하고 팀을 하나로 모아나가면서 본방 전에 각 트레이너의 엄격한 지도를 받는다. 전회의 그룹배틀과 같은 전개지만 그 내용은 훨씬 치열하다. 기술이나 모티베이션이 낮은 사람은 이미 다 탈락했기에 서바이벌도는 더욱 높아져있다. 


이 PRODUCE 시리즈에서는 항상 '악마의 편집'이라는 말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오고가고 있다. 매주 2시간 반정도의 분량이지만 그 와중에도 연습생간의 노출시간이나 인상이 꽤나 다르기 때문이다. 이것이 시청자 투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항상 비판받고 있다. 


에피소드 5까지와 6 이후는 편집의 방향성이 확연하게 변했다. 단적으로 말해서 일본 참가자쪽을 덜 배려하게 되었으며 이미 지명도가 있는 미야와키 사쿠라나 이가은에게 돌아가는 시간도 줄었다. 보다 평등하게 연습생을 다루게 된 인상이 강하다. 그런 영향을 받아 이 포지션배틀에서 순위는 꽤나 상하로 요동치게 된다. 


그중에서도 내가 놀란 점은 현저한 성장을 보이는 연습생이 한일 구별없이 몇명이나 나타나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 포지션배틀에서 그 대표격이라면 한초원일것이다. 방송 초기에는 트레이너에게 D랭크로 평가받고 시청자투표에서도 하위권이었다. 첫 투표에서도 58인 커트를 47위로 돌파한 정도였다.


그런데 '널 너무 모르고' 팀의 메인보컬을 맡게 되면서 공연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게 되고 멋지게 보컬/랩 포지션평가에서 톱이 되며 베네핏을 획득, 시청자 투표에서도 단숨에 데뷔권내인 9위까지 치고올라오며 3차경연까지 가게 되었다. 


이런 급격한 성장은 일본쪽 참가자에서도 많이 보였다. 오히려 처음 시작할때 능력이 낮았던 만큼 48그룹의 구성원들의 성장폭이 더 컸다. 


예를 들어 무라카와 비비안(HKT48)이나 야마다 노에(NGT48), 치바 에리이(AKB48) 등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특히 아직 15세인 치바 에리이는 처음에는 금방 '무리~' 를 남발할 뿐인 중학생일 뿐이었지만 두번의 배틀을 통해 표정까지 변하게 되었다.


이런 참가자의 변화(성장)는 리얼리티 방송에서는 메인콘텐츠라고도 할 수 있다. 아마도 일본에서는 그 '노력한 모습' 만으로 충분히 시청자들에게 어필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48그룹의 멤버는 항상 '노력'과 그것에 이어지는 '성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은 성장한 뒤의 '결과'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기준이 다르다. 일본에서는 아이돌에게 높은 능력(결과)을 요구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KPOP은 그것을 용서하지 않는다. 


비비안, 노에, 에리이는 인상에 남는 무대를 보였으나 각각 순위가 낮아지며 30위 안에는 남지 못했다. 방송 초기의 초심자레벨이었던 그녀들이 한국에서 레슨을 받은 것으로 급격히 성장한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안되는 것이다. 실력부족은 명백했기 때문이다. (만일 성장도만을 기준으로 삼을 셈이라면 한결같이 초기치가 낮은 참가자만을 모으면 될 뿐이다)


그런 점에서 PRODUCE 시리즈는 혹독하다. 



■ 평균표수를 비교해보면 ...


이 포지션배틀에서는 큰 약진을 보인 멤버가 있다. 댄스포지션에서는 무라세 사에(NMB48)와 시로마 미루가 해당된다. 


이 둘은 포지션평가에서 원투피니쉬가 되어 일취월장한 실력을 확실히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사에는 이때 10만 5천표의 가점이 없었다면 3차경연까지 갈 수 없었다. 


그것도, 이번 투표는 반드시 일본에게 유리했던것도 아니었다. 일본인 참가자의 평균이 369.7표 였던것에 비해 한국인 참가자는 396.8표의 차이가 났다. 


전회의 그룹배틀에서는 공연장에 48그룹의 팬들이 많이 모여있던것도 있고 해서 일본인 참가자가 평균 85.3표, 한국인 참가자가 59.1표라는 차이가 났지만 그것과는 반대의 경향이다. 이것은 방송이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국인 연습생을 응원하는 팬이 모여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포지션 선택 단계에서 한일간 몰림 현상이 있는 것은 위에도 썼지만, 결과는 그것과는 반대였다. 의외로 댄스는 일본인 참가자쪽이 평가가 약간 높았고, 보컬과 랩은  한국쪽이 높았다. 사에나 미루의 성장은 이런 결과에 반영되어있다. 



■ 커리어는 12년째, 미야자키 미호의 약진


보컬과 랩 포지션에서는 미야자키 미호(AKB48)의 눈부신 약진이 보였다. 포지션 평가 전체에서도 2위가 되며 5천표의베네핏을 획득, 30인중 27위로 3차 경연에 안착했다. 


이 기획의 참가자 96인 중에서 미야자키는 최연장자인 24세. 2007년에 AKB에 가입하여 커리어는 12년째이다. 트레이너인 소유보다도 프로로서의 경력은 길다. 


그런 미야자키는 이번 48그룹의 참가자 중에서도 KPOP에 가장 거리가 가까운 존재이기도 하다. 


2011년 소녀시대와 카라가 대히트했던 시절에는 일본의 KPOP인기를 레포트하는 [미야자키 미호의 Mnet이 간다]라는 방송을 하고 있었다. KPOP에 정통한것만이 아니라 그때부터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인 연습생들과 통역없이 의사소통도 가능하다. 


그러나 에피소드4 에서는 10세 넘게 어린 한국의 연습생이 미야자키에게 이런 의견을 내는 장면이 있었다. 


[언니는 일본에서 이미 데뷔했고 팬도 많으니까 아직 찬스가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들은 여기서 떨어지면 돌아갈 곳이 없어요]


미야자키는 이 말에 확실하게 반론했다. 


[그래도 우리들도 목숨걸고 와있는거야. 한국에. 이거 끝나면 정말 돌아갈 곳이 없어]


확실히 미야자키에게는 AKB에서 있을 장소가 그다지 없다. 총선거에서도10년전의 18위가 최고기록이고 작년과 올해는 권외로 떨어져버렸다. 오래 해왔던 덕분에 지명도는 그럭저럭 있지만 시원치는 않다. 친화력이 좋은 캐릭터지만 노래나 춤, 혹은 연기에서도 눈에 띄는 점이 없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미야자키 미호는 벼랑끝 아이돌이다. AKB는 커녕 예능계에서도 장래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위험한 위치이다. 유일한 강점은 소속되어있는 예능 프로덕션이 기반이 탄탄한 호리프로라는 점 정도이다. 


그런 미야자키가 한국에 와서 보컬리스트로 재능을 개화시켰다. 그 후에도 더욱 순위를 올려 미야와키 사쿠라와 톱 경쟁을 계속할 정도가 된다. 


■ 왜 일본의 아이돌은 '완성' 하지 않는가


일본에서는 친화력이 좋은 캐릭터였을 뿐인 미야자키의 약진을 보면 보이스트레이닝도 제대로 하지 않는 48그룹의 운영방침에 의문이 생긴다. 


아무리 '노력'과 '성장'을 매물로 삼고 있더라도 제대로 된 레슨을 하지 않는 이상 성장의 끝에 있을 '완성'을 목표로 하지 않는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오래도록 온존되어왔던 것은 아키모토 야스시의 전략이기도 하고 팬들이 그것을 원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80년대, 아키모토 야스시가 오냥코클럽에서 시도한것은 종래의 '아이돌' 개념의 전복이었다. [夕やけニャンニャン(과거 일본의 예능)]으로 매주 한명씩 서투른 신인인 여자아이가 선택되고, 다음주에는 아이돌로서 활약했다. 


기획한 쪽에서 아이돌로서 활약시키는 그 순간 바로 아이돌이 된다, 아키모토 야스시가 그동안의 예능계의 내막을 호쾌하게 폭로했다. 그리고 초심자나 다름없는 여자애들도 시청자들로부터 갈채를 받으면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AKB로 시작된 48그룹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 오냥코클럽의 시대와 다른 점은 TV가 아닌 극장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과  라이브나 악수회 등에서 적극적으로 팬과 교류를 하는 점이다. 


[만나러 갈 수 있는 아이돌] 이라면 당연히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시되며 그것이 부족하면 창렬대응이라며 야유받았다. 


아키모토 자신이 'KPOP이 프로야구라고 한다면 AKB는 고교야구일지도 몰라' 라고 인정하는 것 처럼 아키모토 프로듀스의 아이돌에서 여태까지 경시받던 부분은 퍼포먼스 능력이었다. 


[아이돌이니까 노래나 춤은 서툴러]... 48그룹만이 아닌 지하아이돌들에게도 폭넓게 침투되어있는 인식이긴 하나, 반드시 아이돌 전체에 적용할 수 있는건 아니다. 


실제로 오냥코클럽 이전에는 야마구치 모모에나 마츠다 세이코, 나카모리 아키나, 코이즈미 쿄코 등 아이돌의 가창력은 절대 떨어지지 않았다. 현재도 모닝구무스메나 페어리즈 등 퍼포먼스의 질이 높은 아이돌은 존재한다. 


그러나 그런 그룹의 인기는 낮다. 더욱이 Perfume이나 E-girls와 같은 걸그룹은 '아이돌'이 아닌 '아티스트'로 취급되고 있다. 


한결같이 힘내지만 계속 미완성으로 있을 것, 남성 팬이 48그룹에게 기대하는 것은 그러한 소녀상이고, 그것이 일본의 [아이돌]의 인식으로서 넓게 자리잡고 있는 실태이다. 보다 강하게 말하자면 [미숙한 여자아이]로 계속 있길 바라는것을 기대받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거기서 역으로 조명받는것이 보수적이고 권위적인(パターナル) 일본의 남성 팬들의 모습이다. 


언뜻 보기에 그들은 미숙한 아이들을 상냥하게 지켜보는 보호자같기도 하나, 그녀들이 어른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새장 안에 가둬두는 전시대적인 근대가부장제의 화신 그 자체이다. 


■ 미숙한 여자아이에서 강한 여성으로


일본 특유의 그런 아이돌 상황이 나쁜 형태로 문제시되는 일도 있었다. 2016년 4월에 발표된 HKT48의 '아인슈타인보다는 다이애나 애그론' 이라는 곡이다. 


[여자애는 귀여워야지 학생일땐 바보라도 괜찮아]

[이세상 상식 아무것도 몰라도 메이크업 잘하면 괜찮아 뉴스따위 흥미없고 대부분 곤란한건 남들한테 도와달라고하면 돼]

[여자애는 사랑하는게 일이야 엄마가 될때까진 아이인채로 있어도 돼]


아키모토 야스시가 만든 저런 가사가 이어지는 이 곡은 여성멸시로서 강하게 비판받았다. 단 48그룹이 '미숙한 여자아이'인 것을 가장 중요시 한다면, 이 가사는 (좋고 나쁘고를 떠나) 그렇게 의외인 내용은 아니다. 


최근 10년 이상 48그룹을 중심으로한 일본의 아이돌 상황이 그러한 강한 보수성을 이어온것은 명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PRODUCE 48 참가는 그러한 종래의 아이돌개념을 파괴하는 가능성을 숨기고 있다. 


미야자키 미호의 대약진만이 아니라 그 가창력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야부키 나코의 존재도 그것을 엿보게 한다. 왜냐하면 나코는 '아인슈타인보다는 다이애나 애그론'을 노래하던 멤버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방송에서 가장 주목받던 미야와키 사쿠라에게도 포지션 배틀을 통해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 자신도 저런 멋있고 걸크러쉬스러운 곡을 그다지 하지 않아서.. 그래서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미야와키가 그렇게 말하고 포지션배틀에서 선택한 것은 블랙핑크가 6월에 발표했던 DDU-DU-DDU-DU였다. 원래 댄스가 시선을 끄는 곡이지만, 이 배틀에서는 어디까지나 보컬/랩 포지션으로 선택되었다. 


그때 그녀가 입에 올린 '걸크러쉬'란 3년정도 전부터 KPOP에서 주목받는 컨셉을 말한다. 이것은 여성이 동경할 수 있는 여성상을 의미하며, 구체적으로는 '강한 여성'의 이미지일때가 많다. 


2NE1의 CL이나 포미닛의 현아를 중심으로 10년대 중기 이후의 KPOP에 있어서 걸크러쉬는 커다란 무브먼트 속에서 성장해왔다. 일본에서도 최근 1년정도는 패션지등에서 조금씩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야와키 사쿠라가 스스로 적극적으로 그것을 선택한 것은 별 생각 없더라도 상징적이다. HKT48은 [여자애는 (생략) 바보라도 괜찮아]라고 노래하고 있었으니까. 


실제로 미야와키는 꽤 당당히 DDU-DU DDU-DU를 잘 노래했다. 거기서는 그때까지 이 서바이벌에서 눈물 흘리기만 했던 '미숙한 여자아이'가 세련된 '강한 여성'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슬슬 최종장에 돌입


이러한 12팀에 의한 포지션배틀이 끝나고 57인의 연습생은 30인으로 걸러졌다. 내역은 일본 참가자가 10인에 한국인 참가자가 20인이다. 그 안에는 미야자키 미호 이외에도 여태까지 AKB 총선거에서 한번도 100위권내에 들어온 적 없는 타케우치 미유나 17세의 시타오 미우도 포함되어 있다. 


여기서부터 서바이벌은 슬슬 최종장에 들어간다. 에피소드 11에서 30인에서 10인이 탈락한다. 그리고 8월 31일에 생방송되는 최종회에서는 거기서 또 8인의 방출이 발표되며, 데뷔멤버 12인이 결정된다. 

■ [프로듀스 48]이란 무엇이었나


AKB48 그룹이 KPOP에 도전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PRODUCE 48. 8월 31에 최종회가 방영되고 아이돌그룹 IZ*ONE으로 데뷔한 12명이 정해졌다. 이 기사에서는 데뷔멤버가 정해지기까지의 에피소드 9화 이후를 살펴본다.


우선 남은 30인 멤버중에 20인을 선발하기 위한 컨셉평가 경연이 펼쳐졌다. 이것은 인기 KPOP 프로듀서들이 만들어준 여러가지 컨셉의 오리지널 6곡을 그룹마다 경연하며 레코딩까지 하게 된다. 


회장의 득표 총수 1위 그룹의 1위 멤버에겐 5만 표, 다른 멤버에겐 각각 2만 표의 베네핏이 주어지고 그것이 시청자투표에 가산된다. 득표수가 전체 톱이라도 베네핏은 없으므로 어디까지나 이번에도 그룹배틀인 셈이다. 


96인중에 살아남은 30인은 (중국인을 포함함) 한국멤버가 20명인데 비해 48그룹은 10명이었다. 


(역주:그룹명, 괄호 안은 통과 순위)

야부키 나코(HKT48, 2), 미야와키 사쿠라(동, 7), 혼다 히토미(AKB48, 12), 시로마 미루(NMB48, 13), 타카하시 쥬리(AKB48, 20), 시타오 미우(동, 22), 무라세 사에(NMB48, 25), 미야자키 미호(AKB48, 27), 고토 모에(동, 28), 타케우치 미유(동, 30)가 바로 그 생존자들이다.


『PRODUCE 48』의 특징 중 하나는 기준에 못 미치는 참가자를 탈락시키는 4회에 걸친 배틀 속에서 득표수가 리셋된다는 점이다. 즉 공로적인 평가 없이 최신 능력이 중시된다. 그러한 이유로 이 시점부터 순위변화는 그 폭이 넓어지게 된다. 



■ 적절한 트레이닝으로 급격히 능력이 향상


컨셉평가의 곡은 발라드나 힙합 등등 여러가지였다. 멤버는 5인씩 본인의 희망을 기준으로 6팀으로 나뉘어 (TO문제로 전원이 희망대로는 아니었다) 연습을 반복해나갔다. 


이 단계에서 남아있던 30인은 3개월정도 생활을 함께하던 것도 있어 이젠 나라의 장벽이란 것도 거의 없어져있었다. 야부키 나코나 타카하시 쥬리 등은 단기간이었음에도 꽤나 한국어 실력이 발전해있었다. 또한 연습을 반복해온 것으로 인해 전체적인 퍼포먼스 레벨이 높아졌고 데뷔를 향한 의욕도 강렬하여 이젠 정예멤버라 해도 좋다. 


그런 이유로 이 프로세스는 96인이나 57인의 단계에 비해 상당히 안심하고 지켜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 한일 연습생간의 커뮤니케이션 착오도 없었고 각자 이것이 그룹배틀이란것을 확실히 인식한 상태에서 팀의 승리를 우선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예를 들어 힙합곡인 I AM 팀에서는 트레이너의 지적에 따라 이가은은 센터를 안유진에게 양보하였다. 그것은 겸양이나 감정적인 대처같은게 아니라 적어도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연습생들이 명확한 목적을 공유하고 있었던 덕분이다. 이 연재기사의 2편에서 다루었던 내용에서 처럼 (역주:이시안 vs 마츠오카 나츠미 + 그 외 2인의 센터 정하기) 그 자리를 그냥 넘어가기만을 생각하는 연습생은 이제 남아있지 않다. 


이렇게 진행된 컨셉평가에서 6팀 중 가장 많은 표를 획득한 것은 트로피컬 하우스 Rollin' Rollin이었다. 


그룹에서 최다득표수를 획득한 시로마 미루는 5만 표의 베네핏을, 혼다 히토미 등 타 멤버도 2만 표를 획득하였다. 그러나 이 그룹의 강력함은 역시 센터를 맡은 장원영의 안정감이 있었던 덕분이다. 여태까지의 투표에서도 항상 상위를 유지하고 있던 장원영은 이번 곡의 중심에서 충분히 어울리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또한 회장투표에서는 3위였으나 유투브나 음원랭킹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은 뭄바톤(Moombhaton, EDM 장르)곡, Rumor 팀이었다. 


걸크러쉬를 느끼게 하는 이 곡은 랩파트의 비중이 크다. 따라서 그 역할을 중심에 두고 상황이 엎치락뒤치락한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레코딩 단계에서 전회 순위를 대폭 올린 한초원이 랩 재능을 발휘하여 파트를 변경하게 되었다. 


2002년에 태어난 한초원은 이 방송에서 가장 성장을 느낄 수 있었던 존재이다. 


처음 랭크배치에서 D등급을 받았을 때는 트레이너에게 '기초연습을 꾸준히 해야만한다'고 지적받기도 하였으나 그 후에는 가창과 랩에서 높은 능력을 보이고 순위도 급상승했다. 적절한 트레이닝을 받으면 이 나이대는 단기간에 급격히 능력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예이다. 


이렇게 컨셉평가는 끝나고 이어지는 에피소드 11에서 순위발표식이 있었다. 


30인은 여기서 20인으로 좁혀지고 일본참가자들은 무라세 사에와 고토 모에가 방출되었다. 남은 것은 한국참가자 12인, 일본참가자 8인이라는 포진이었다. 6:4라는 비율은, 방송 시작때와 거의 동일하다. 


■ 일본어곡 [好きになっちゃうだろう? (국내정식곡명 '반해버리잖아?')]의 가사 


마지막으로 진행된 것은 데뷔평가배틀이었다. 이것은 한국어곡 [앞으로 잘 부탁해 (일본정식곡명 We Together)]과 일본어곡 [반해버리잖아?] 이렇게 두 곡을 10명씩 나눠 펼치는 것이다. 


여태까지와 다른 점은 회장에서의 투표가 아닌 데뷔멤버를 정하는 생방송 최종회만으로 평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만은 그룹배틀적인 성격이 약하다. 


각 포지션은 순위가 높을 수록 자기 희망이 우선된다. 따라서 타카하시 쥬리는 비교적 상위였던 미야와키 사쿠라에 의해 밀려나 다른 포지션으로 옮겨갔다. 이 때 흥미깊었던 점은 한일 각자의 멤버가 모국어로 된 곡에 집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멤버 편성은 2곡 모두 한국인 6인 일본인 4인의 같은 비율로 나뉘었고, 그것도 각 팀 메인보컬은 한국어곡이 타케우치 미유, 일본어곡이 권은비가 맡게 되었다. 


거기서 신경쓰였던 점은 아키모토 야스시가 만든 일본어곡 [반해버리잖아]의 가사였다.


후렴구에는 [いつだって美しいよ언제 봐도 아름다워], 더 후반에는 [ツツツ ツツツ ツツツヨクナレ 가가가 가가가 강해지자]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 거기서는 「つtsu」가 연이어 나오고 있는데 이건 한국인에겐 상당히 발음하기 힘든 글자이다. 


실제로 연습중에도 최예나가 [いちゅだって うちゅくしいよ이츄닷떼 우츄쿠시이요 (원래발음-이'츠'닷떼 우'츠'쿠시이요)]라고 발음하고 타카하시 쥬리가 그것을 수정해주는 장면이 나타났다.


아키모토가 어떤 심중으로 이러한 가사를 지었는지는 알 수 없다. 굳이 한국인에게 더듬거리기 쉬운 일본어를 노래하게 한 것일 수도 있고 혹은 허들을 높게 설정한 것일 수도 있다. 반대로 이런 가사를 의도하지 않았다면 아키모토는 평소에 한국인과 자주 접하지 않았거나 한국문화에 밝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할 수 있다. 


■ 가장 안정되게 높은 평가를 받아왔던 미야와키 사쿠라 


그리고 『PRODUCE 48』의 마지막회가 8월 31일에 생방송되었다. 


3시간 반에 걸친 이번 방송에서는 연습경과가 소개된 후에 [앞으로 잘 부탁해]와 [반해버리잖아] 가 관객들이 꽉 들어찬 무대에서 공연되었다. 


또한 방송중에도 투표를 계속 진행하여 누가 살아남을 것인지 마지막까지 알 수가 없었다. 


투표 결과 IZ*ONE으로 데뷔한 12인은 (최종순위순서대로)장원영, 미야와키 사쿠라, 조유리, 최예나, 안유진, 야부키 나코, 권은비, 강혜원, 혼다 히토미, 김채원, 김민주, 이채연으로 결정되었다. 


한국인이 9인인데 비해 일본인은 3인에 그쳤다. 전주 투표에서는 데뷔권내였던 미야자키 미호나 타케우치 미유, 시로마 미루, 시타오 미우의 4인은 대폭 순위가 낮아지며 반대로 권외였던 한국멤버들이 단숨에 순위를 치고 올라왔다. 


이 커다란 변동이 어째서 발생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가능성으로 생각 할만한 것은 투표기간이다. 여태까지와 달리 거의 1주일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 방송의 투표는 한국국내에서 한명당 1일 2표(공식 사이트와 공식 어플)까지로 정해져있으며 한국에서도 고정팬이 있는 48그룹은 기간이 길 수록 표수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니 투표기간이 짧아진 것으로 인해 표가 충분히 축적되지 못했을 가능성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끝나고 보니 항상 안정되게 높은 평가를 받아온 것은 미야와키 사쿠라였다. 4회의 투표에서 항상 상위에 있었고 편차치 평균에서는 톱, 순위 평균에서는 전체 2위였다. 


방송이 처음부터 미야와키 사쿠라를 중심으로 편성된 영향도 있겠지만 몇번이나 눈물을 흘리면서도 연습에 뛰어드는 모습은 이번 방송에 건 그녀의 욕심이 충분히 전해져왔다. 


또한 최종투표에서 톱을 차지하며 IZ*ONE의 센터로 데뷔하게 된 장원영은 참가한 연습생 중에서도 최연소인 2004년생이다. 


발표당시인 8월 31일이 생일이고 방송중에는 13세였다. (외견적으로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이 연재기사 2편을 쓰고 있었을 때에 지적했던 것 처럼 많은 사람들이 인재라고 느꼈던 실력과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다만 장원영이나 미야와키 사쿠라의 데뷔멤버 결정은 그때까지의 성적을 보았을 때 어느정도 예상 가능했다. 그보다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던 점은 항상 데뷔권내를 유지하며 미야와키와 함께 방송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던 이가은의 탈락이었다. 


이가은은 한국의 연습생들중에서도 얼마 없는 데뷔 경험자이고 지금도 우선 걸그룹 애프터스쿨의 멤버이기도 하다. 그러나 2012년에 가은이 가입한 이후 그룹의 활동은 2013년을 마지막으로 정지한 상태이다. 


에피소드 1에서는 5년간 거의 방치되어있던 것에 눈물흘리던 그녀의 영상이 나오기도 했다. 


[PRODUCE 101 시즌 1에 출연한 몇명이랑 저는 함께 연습하고 있었어요. (애프터스쿨에서) 데뷔하지 않았다면 거기 있었다면 저였을지도 모르죠. 나는 이미 데뷔를 했잖아요. 그런데 왜 집에서 그 방송을 보고 있어야 했던건지...]


여태까지의 서바이벌에 있어서도 24세의 이가은은 각 그룹에서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다른 멤버들에게도 사랑받고 있었다. 순위도 압도적인 1위에서 스타트하며 항상 상위를 킵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후의 최후에는 14위가 되고 말았다. 방송 종료 후 눈물을 흘리는 미야와키 사쿠라가 괴로운 표정으로 이가은에게 말을 건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가혹한 결과이지만 전 시즌에서도 비슷한 예가 있었으며 이런 냉혹함은 시청자 투표이기에 있을 수 있었고 이것은 PRODUCE 시리즈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추가로 데뷔평가의 과제곡 [앞으로 잘 부탁해]는 이가은이 소속되어있던 플레디스의 한성수가 프로듀스한 곡이다. 그런데도 그녀가 탈락했다는 사실에서 이 투표가 얼마나 공정했는지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 [만나러 갈 수 있는 아이돌]의 공과 죄 


[48그룹은 좀 특이해서 노래를 잘해서 인기있다거나 춤을 잘춰서 인기가 있지는 않아서 ...] (미야와키 사쿠라)


[내가 좋은 평가를 받더라도 그 이유를 알 수가 없고, 자신도 점점 잃어갔어요] (타카하시 쥬리)


『PRODUCE 48』의 마지막회, 시작할 때 데뷔후보 20인에 남은 두 참가자가 이러한 발언을 하였다. 


알고 있겠지만 48그룹의 슬로건 [만나러 갈 수 있는 아이돌]은 노래나 춤에 의한 퍼포먼스의 질보다는 커뮤니케이션이나 퍼스널리티를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나 주요 멤버인 저 두 사람이 한국의 방송에서 그러한 48그룹의 모습을 의문시하며 그것과는 다른 평가기준을 갖는 KPOP에 도전했다. 이것은 꽤나 상징적인 사태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미야와키는 그 난관을 돌파하고 글로벌 아이돌그룹 IZ*ONE의 일원으로서 데뷔하는 것이 정해졌다. 이제부터 그녀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아시아 전역에서 활동한다. 


과거에 같은 시리즈에서 태어난 I.O.I나 워너원을 생각하면 대히트할 것은 거의 확실하다. 게다가 이번에는 계약기간이 2년 반으로 더욱 긴, 트와이스에 이은 한일 혼성 대히트걸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톱아이돌인 미야와키가 프라이드를 가루로 만들어가면서도 트레이닝을 견뎌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이후 일본 아이돌씬에서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그녀가 이제부터 보여줄 질높은 퍼포먼스는 일본에 침투해있는 [아이돌≒미숙한여자애]라는 개념을 뒤집을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여태까지 어쩐지 금이 확실하게 그어져 있었던 한국과 일본의 아이돌팬간의 경계도 애매해질 것이다. 


더욱 이야기범위를 넓혀보면, JPOP이 취해야 할 모습, 특히 비즈니스모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바로 그 때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이 기획을 성립시킨 Mnet의 전략이다. 



■ Mnet의 비즈니스모델과 전략 

1995년에 탄생한 Mnet은 한국판 MTV라 할 수 있는 음악전문 채널이다. 케이블TV긴 하지만 한국에서는 많은 세대가 가입중이다. 


운영하고 있는 것은 식품관련산업을 주로 하는 CJ의 미디어 컨텐츠 부문인 CJ E&M이다. CJ는 한국 최대규모의 영화제작/배급과 흥행회사에도 손을 뻗치고 있으며 엔터테인멘트 산업에 많은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음악사업에서는 동채널에서 M COUNTDOWN 등 많은 인기프로를 진행중이며, 동영상 사이트, Mnet.com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연말에는 매년 Mnet아시아뮤직아워드(MAMA)를 개최하고 있다. 이것은 KPOP을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 전체의 음악제인데 개최지는 매년 다르다. 올해에는 한국/일본(사이타파 슈퍼아레나), 홍콩에서 개최예정이다. PRODUCE 48 또한 작년 MAMA에서 발표되었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의 활약 등 KPOP은 시간을 들여 순조롭게 세계적인 존재감을 드높이고 있다. 유튜브의 적극적인 활용도 있었지만 Mnet은 미디어 그 자체를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시켜 KPOP의 확대에 기여해왔다. 


CJ는 영화흥행사업도 해외진출에 적극적이며 산하의 CGV는 중국에서 5번째의 규모를 자랑하며 베트남에서는 스크린수가 가장 많다. 영화건 음악이건 인프라를 정비하는 것으로 자국 컨텐츠의 유통에 기여하고 있다. 워너브라더스나 디즈니, 혹은 소니처럼 미국이나 일본 컨텐츠 기업의 방식을 따른 점이 크다. 


그런 Mnet이 Produce 48를 통해 일본 시청자들에게 보여준것은 KPOP이 많은 비용을 들어 퍼포먼스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각 사무소가 연습생들을 많이 데리고 있으며 시간을 들여 훈련시키고 있다는 점은 알려져 있었으나 그 실제 모습이 리얼리티 방송이라는 포맷을 통해 드러났다. 


이 기획기사에서도 구체적으로 짚어왔지만 그룹평가부터 시작해서 포지션평가, 컨셉평가, 데뷔평가로 이어지는 그 전개는 시청자에게 대단한 임팩트를 안겨주었으며  설득력까지 지니고 있었다. 


그녀들을 지도하는 트레이너들의 부담도 막심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4회에서 각 평가에서 이홍기나 소유 등의 트레이너가 연습단계에서 모든 팀의 퍼포먼스를 여러번에 걸쳐 체크하고 있다. 


방송에서는 그렇게까지 드러나지 않았지만 사실 이것은 대단히 시간과 노력을 써야 하는 부분이라 예상된다. 특히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중인 이홍기가 스스로 활동시간을 줄여 발성연습과 같은 기초부터 세심히 지도하는 모습은 대단히 감명깊었다. 


이홍기가 그렇게까지 하는 것은 아마 후진을 양성하는것이 KPOP 전체에 기여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 각 평가 배틀도 모두 관객을 모은 후 큰 무대에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아마 그만큼의 예산을 들이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방송도 매주 거의 2시간 반의 분량이 준비되어 있으며 (정성들여 챙겨보는 입장에서는 약간 지치기도 하지만), 덤으로 세심하게 자막을 집어넣는 등의 편집도 일본의 버라이어트 방송과 비교하면 훨씬 복잡하다. 


즉 출연자들은 전력투구를 하는 가운데 방송구성까지 압도적으로 호화적인 내용이었다. 


■ [라스트아이돌]과의 비교


그런 PRODUCE 48에 대해 생각할때마다 뭘 어떻게 해도 비교되는것이 역시 현재 방송중인 일본의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라스트아이돌] (아사히TV)이다. 30분 방송이기 때문에 PRODUCE48과 비교하는 것은 약간 잔혹한 일일 수도 있지만 그 방송 내용은 너무나도 큰 격차가 있다. 


이 기획기사의 전편에서도 지적한대로 이 방송의 배틀에서 심사위원은 4명의 심사위원중에 랜덤으로 선택되어 진행된다. 예를 들어 잠정 멤버가 3대 1로 우세하다 해도 도전자를 유리하게 하는 한명의 판단에 맡겨버리면 결과는 역전된다. 운의 요소가 대단히 높다. 시청자의 투표로 판단하는 PRODUCE 48과 비교하면 공정성을 담보로 하는 자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일부러 부조리한 상황에 참가자를 몰아넣고 그 모습을 즐기는 것 처럼 보인다. 심사위원으로 몇번이나 출연하고 있는 평론가 우노 츠네히로는 그런 상황에 대해 방송에서 [해도 너무한 방송]나 [잔혹 쇼]와 같은 표현을 썼지만 정말 그 말 그대로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시즌3에서는 8월에 치바에서 열린 트레이닝 합숙의 상황이 방송되었다. 그 내용은 대단히 문제가 있었다. 


노래나 춤, 기초체력의 레슨을 중심으로 하고 있었으나 첫날 오전에 갑자기 17세 멤버가 쓰러졌다. 방송에서는 건강이 안좋았다 설명했으나 누워서 선풍기를 쐬고 있는 모습을 보자면 아마 열사병이었을 것이다. 


영상에서 봐도 알 수 있지만 합숙이 진행되던 체육관의 창은 전부 닫힌 채 여러대의 선풍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아마도 냉방설비는 없을 것이다. 그중에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을 중심으로 하는 잠정 멤버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연습을 하고 있다. 엉망진창에도 정도가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냉방설비가 없는 곳에서 트레이닝을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올해와 같은 폭염 속에서는 운동을 피해야만 한다. PRODUCE48의 연습시설은 모두 냉방설비가 완비되어있는 실내였다. (올해는 한국 역시 폭염이었지만 연습생들이 더워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라스트 아이돌'의 제작 스탭들이 그러한 조잡한 짓을 저지른 원인은 몇가지 생각해볼 수 있다. 


첫번째는 예산이다. 심야 30분 방송에 많은 코스트를 투자할 수 없는 와중에 냉방설비가 없는 치바의 체육관밖에 빌리지 못했을 것이 아닐런지. 


또 하나는 제작 스탭들이 낡은 [부활동]이나 [청춘] 이미지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채용하고 있을 가능성이다. 


방송에서는 새벽에 해변을 러닝하는 모습이 삽입되어있었는데 기초체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면 냉방이 되는 실내에서 러닝머신을 하고 각자의 페이스에서 개별로 달리는 편이 효과적이다. 이건 거의 그 영상을 찍기 위해서 달리게 한 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다. 


마지막으로 지적해야할 것은 앞의 두가지 이유와 관계되는 보다 근원적인 내용이다. 그것은 [아이돌]을 [미숙한 존재]로 규정하고 가벼이 여기고 있을 가능성이다. 간결히 말하면 [그깟 아이돌]이라 보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된 환경이 아닌 것도 [완성된 퍼포머]가 될 것을 기대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아키모토 야스시는 [KPOP이 프로야구라면 AKB는 고교야구]라 말했는데 고온주의보가 떨어진 여름의 고시엔에서 벌어지는 고교야구와 비슷한 수준의 멍청함이다. 


그것은 단적으로 말해서 음악을 포함한 팝 컬쳐의 경시이기도 하다. 정치나 사회문제로 보다 엄한 뉴스방송을 진행하는 사회자도, 문화를 다루게 되면 갑자기 단순한 팬의 얼굴을 보인다. 정치/사회와 문화는 일반적으로 떨어뜨려 취급하기 일쑤이다. 그 결과 아이돌 문화도 여름의 고시엔도 엉망진창인 상태가 발생하고 있다. 


『PRODUCE 48』의 혹독한 트레이닝과 시청자 투표라는 공정성 강한 심판은 시민운동으로 쟁취한 민주주의를 항상 향상시키려 하는 한국사회의 민의民意 반영이기도 하다. 


그러나 [라스트아이돌]을 포함한 일본의 팝컬쳐에서는 민주주의사회의 기본원리를 경시한 상황이 당연한것처럼 펼쳐져있다. 


관계자는 [그깟 아이돌][그깟 예능]이라 가벼이 여기고 자기이익만을 챙기려 하며 뉴스보도나 평론가도 [그깟 아이돌][그깟 예능]이라 경시하며 진지하게 마주하지 않는다. 그것이 일본의 현재 모습이다. 


그런 일본의 팝컬쳐에 대해 PRODUCE 48은 강한 카운터가 되어 기능한다. 


■ K-POP에서는 노력의 질만을 묻는다


마지막으로 PRODUCE 48에 대해 개인적인 감상을 적어둔다. 


이 방송을 보며 처음부터 생각했던 것은, 전술했던 것과 같은 일본의 팝컬쳐에 대한 생각도 있었으나 그 이상으로 교육에 대한 것이 많았다. 필자 역시 받아왔던 일본의 학교교육의 경험에 의한 것도 있으나 거기에 더해 이제는 대학에서 가르치는 입장이 된 것도 관계가 있을 것이다. 


연간 200만명 이상 태어나는 베이비붐 세대에 속하는 필자에게 솔직히 PRODUCE 48의 잔혹한 선발방법은 그리움을 느끼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러한 혹독한 경쟁은 우리 세대의 대다수가 수험에서 경험해왔기 때문이다. 


추천이나 AO입학시험의 비율이 지금과 비교하면 대단히 적었고 학교측의 장사거리와 같았던 그 당시 베이비부머의 대다수는 주입식 교육에 의한 입시의 일발승부로 진로를 결정하고 있었다. 모의고사에서 합격권내에 있었지만 수험에서는 실패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 경쟁은 대단히 혹독하다.  


(역주/AO 입학시험 : 구글링해보니 학력시험으로는 알 수 없는 수험생의 개성이나 목적의식 등을 총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 서류 심사나 면접, 논술 등을 합하여 합격・불합격을 정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어느정도의 공평함과 그에 따른 설득력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대다수가 일발승부의 입시에 도전하므로 스타트라인은 동일하다. 필자도 현역 수험생일때는 대학수험에 실패했으나 자신의 학력을 감안하고 그 결과에 납득하고 있었다. 즉, 순진하게 좌절을 받아들였다. 


PRODUCE 48에서는 단계적으로 방출되가는 멤버들의 모습도 그렸으나 어느정도 그 결과에 납득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노래나 춤의 능력으로 평가기준이 명확했고 투표결과도 제대로 보여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악마의 편집에 따른 불만도 있겠지만)


최후 후보였던 20명중에서도 15위로 데뷔를 놓친 미야자키 미호도 결과 발표 다음날에 트위터에서 [결과적으로 굉장히 속상하지만 저는 반드시 이 경험을 다음으로 이어가겠습니다]라는 긍정적인 발언을 하였다. 


참가 연습생 중에서도 최연장자인데다 일본의 예능활동에서도 막다른길에 서있는 느낌의 미호는, 패배했다고는 하나 그 와중에 어떤 것을 깨달아 자신의 것으로 삼았던 것이 아닐까. 


또한 마찬가지로 데뷔하지 못했던 타케우치 미유는 결과발표 5일 후에 AKB48에서 졸업을 발표했다. 여태까지 AKB총선거에서 한번도 100위 이내에 들어가지 못했던 그녀도 말로 하지는 않았으나 어떤 확신을 얻었을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는 한국에서의 예능활동을 시야에 넣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두 사람은 9월 6일 방송된 [AKB48의 올나잇닛폰]에서도 PRODUCE48의 경험을 이야기했지만 아슬아슬하게 데뷔를 놓친것과 상관없이 대단히 개운한 느낌으로 보였다. 거기서 느꼈던 것은 데뷔를 놓친 것을 본인들 스스로가 충분히 납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 방송에서는 57인 안에는 남았던 NGT48의 야마다 노에도 출연했는데, PRODUCE48에 있어서는 그 발랄한 모습과 허스키한 목소리로 일본참가자중에서는 대단히 주목을 모았었다. 그런 그녀는 이 도전을 돌아보고 [중학시절에는 농구부에 있었지만 혼자 연습을 하거나 노력을 했던 적이 없었어요. 하지만 이제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57인 안에 남아 그 밝은 모습으로 주먹을 모았던 AKB48의 나카니시 치요리도 동일 방송에서 트레이너의지도로 가창음역대가 넓어졌다고 이야기한다. 그때까지 [스스로에게 자신을 가질 요소가 없었다] 라고도 이야기했던 그녀는 제대로 된 트레이닝으로 인해 기술적으로 성장했던 것이었다. 


그녀들이 한국에서 체험했던 것은 제대로 된 단련을 거듭하면 능력은 확실히 향상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실제로 세상에서 그런 경험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 역시 적지 않다. 


또한 설령 노력을 하더라도 일본에서는 그 자체가 목적화되어있는 케이스도 드물지 않다. 앞에 다루었단 라스트아이돌의 엉망진창인 환경에서의 트레이닝 등은 그야말로 전형적인 예시이다. 하지만 KPOP에서는 그 노력의 질 만을 평가받는다. 


48그룹에서도 [힘내기] 자체는 팬들에게 강하게 촉구되는 평가기준이다. 살제로 그녀들은 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것은 여태까지 많이 만들어왔던 다큐멘터리 작품을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역시 거기서 등한시되고 있는 점은, 그 노력의 결과가 어떤 능력적 향상을 보이는가이다. 


■ 나라를 묻지 않는 'JK-POP'이 탄생할 것인가?


PRODUCE 48에서 볼 수 있었던 혹독한 경쟁은 한국사회의 상황을 반영한것이기도 하다. 그런 한국사회는 물론 긍정할만한 요소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과거의 일본과 같은 수험전쟁이 치열하며 사회계층 피라미드 경사도 대단히 가파르다. 극도로 가열된 경쟁사회 및 격차사회이며 자살율도 선진국에서 항상 워스트 1위이다. 일본에 사는 필자의 한국인 친구들도 한국사회의 그러한 치열함에서 벗어나 그것보다는 좀 더 느긋한 일본에서의 생활을 즐기고 있다. 


한편 현재의 일본사회에서의 젊은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은 과거의 치열한 경쟁에 대한 반성, 그 결과이기도 하다. 


'개성'을 중시한 [유토리 교육]으로 전환한 것은 바로 그 반성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유토리 교육은 급격히 진행된 출산율저하와 병행하여 진행되었다. 아이들이 줄어드는 것으로 인해 수험전쟁은 자연히 완회되어, 추천이나 AO시험에 의해 입시 선택지도 확대되었다. 즉 아이들의 경쟁은 수험전쟁의 시대에 비하면 크게 줄어들었다. 거기에 더해 유토리 교육의 어설픔 (특히 교사들의 자질부족)도 있어서 노력을 하고 결과를 내는 것의 가치를 모르는 아이들이 많이 자라났을 가능성도 있다. 


유소년기부터 치열한 경쟁을 하는 한국과 느긋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 현재의 일본, 그 어느쪽이 좋은지는 간단하게 이야기 할 수 없다. (대충 생각해보자면 그 중간정도가 좋은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이번 PRODUCE 48은 그러한 양국 평가관의 복잡한 뒤얽힘을 보여준 기획어있다. 


문제는, 앞으로 그 양자중 어느 전개를 보여줄 것인가다. 


아마도 IZ*ONE은 한일 양국에서 대히트할 것이다. 그 때 일본의 아이돌씬이나 JPOP은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 반대로, 미야와키 사쿠라 등 3인의 멤버에 의해 KPOP이 애교를 주로 하는 일본 아이돌의 영향을 받을지도 모른다. 


더욱 상상의 나래를 넓혀보면, 한을 예능계의 경계가 한층 누그러져 JK-POP이라는 새 장르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을지도 모른다. 


어느쪽이든 PRODUCE 48은 한일예능계의 커다란 징표(Merkmal)가 된 것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