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비 (Steel Rain, 2017)
시작만은 뭔가 그럴싸했다.
애피타이저로 스테이크가 나왔다면, 메인요리로 불어터진 어묵이 나오고, 디저트로 흙묻은 미역이 나온 느낌.
실미도와 한반도를 잇는 남북 분단을 다루는 전형적인 충무로 브랜드의 영화 느낌.
감독이 강우석인가 하고 봤더니, 양우석.
우석우석...
곽도원과 정우성이 어떻게든 B급 제작 능력을 연기력으로 쉴드치려 했지만, 충무로 영화스러움의 짙은 향을 지울 수 없는.
김갑수, 김의성, 이경영 등의 진지하지만 한없이 가벼운 연기력에 A급을 흉내내는 B급의 안쓰러움마저 묻어난 영화.
강철비를 맞고 사라져야 하는 건, 분단을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들만이 아니다.
강철비를 맞고 사라져야 하는 건, 분단을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그대들 역시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