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15 17:57:07
전기와 합성수지 없이는 입체작품이 존재하지 않는 듯이, 쏟아지는 IT뉴스에 귀 기울이며 달려가는 작품을 읽기 위해 그 뒤를 달리지는 않았던가 생각해 본다.
지난해 노암갤러리 3층에 열린 허술경의 작품 세계는 강렬하게 거리를 휘어잡는 인위적인 컬러 뒤에서 묵묵히 자연 깊숙한 황토빛을 발하고 있었다. -D
Rostau, 다른 세계로 가는 출입구
허숙경 조각展
2003_0528 ▶ 2003_0603
고대 이집트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사람의 영혼(심장)을 새의 형태로 표현하길 좋아했다고 한다. ba는 '새 모양을 한 영혼'이라는 뜻을 가진 그들의 언어다. ● 이집트의 벽화나 부조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그 무수한 새의 형태들을 관찰하는 것은 참 재밌는 일이다. 그 중에서도 ba는 인간의 머리를 한 매의 모습으로 그 화면 속 주인공의 머리 위를 날고 있는데, 이집트 사람들은 ba가 영혼으로 하여금 자유로이 한 영역에서 다른 영역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능력을 가졌다고 믿었다고 한다. 더 이상 물리적인 제약을 받지는 않지만, 여전히 인간의 머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나에겐 어딘지, 어디에도 속해지지 않은 듯 중간계를 느끼게 하는... 무한히... 기묘한 존재로 오래 머리 속에 남아 있었다.
허숙경_ba_테라코타_95×50×50cm_2003_부분
허숙경_ba_테라코타_95×50×50cm_2003
허숙경_ba_테라코타에 동판_100×40×50cm_2003_부분
알퀴오네는 항해 중에 죽은 남편-물 속을 떠도는-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새가 되어버린 여자의 이름이다..... 수많은 화보와 그림, 조각작품으로 설명되어진 그리이스 로마신화를 펼쳐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던 기간이 있었다.
허숙경_케위크스&알퀴오네_테라코타_25×25cm_2003
허숙경_알퀴오네&모르페우스_테라코타_25×25cm_2003
허숙경_케위크스&알퀴오네_테라코타_25×25cm_2003
허숙경_케위크스&알퀴오네_테라코타_25×25cm_2003
하나의 이야기에서 또 하나로 넘어가는 동안...진심으로... 그 세계를 사는 무수한 신들과 인간들을 부러워했다..... 기도가 통하는, 간절함으로 무엇이던 가능한 세상의 이야기. 허숙경